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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력 잃었다” 농촌의 눈물

FTA체결 후 지난 한달간 전국 671명 땅 내놔
농촌公, 예상 매입액 3배 “예산 부족” 난색

“평생을 해온 농사를 버리고 농촌을 떠나겠다는 사람이 하루 지나 한 두명이야!”

농지은행에 농토를 매각하려고 내놓은 최영택(53·안성시)씨의 쓴소리다.

최씨는 한·미FTA체결 후 벼랑 끝으로 내몰린 농민들이 부채라도 갚기 위해 앞다퉈 농지를 내놓고 있다고 귀뜸했다.

한·미FTA체결로 농업분야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불안감에 휩싸인 농민들이 앞다퉈 농지를 매각하고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한국농촌공사가 운영하고 있는 농지은행에 지난 3월19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시·군 지사를 통해 전국 671명의 농업인이 915ha의 농지를 팔겠다고 내놓고 있다.

농가당 평균 1.4ha, 금액으로는 평균 2억5천500만원에 총 1천714억원 규모다.

이는 농촌공사가 농지 매입 비용으로 예상했던 566억원의 3배를 초과하는 금액으로 농가의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예산에 농촌공사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최 씨는 “그나마 농지은행에 토지를 내놓는 사람들은 농가부채 때문에 농토를 매각하고 영농활동은 계속할 수 있지만 일반 농업인들은 비싼 양도소득세까지 감수하며 농토를 매각하고 마을을 떠나는 사람이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이처럼 농민들이 피땀 흘려 관리해 온 농토를 매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한·미FTA 체결로 인해 농가 전체에 ‘자생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농사를 포기하는 농민들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최 씨는 “자식보다 소중히 여겨 온 농토를 파는 기분이 어떨지 생각은 해봤나 기자양반? 말로는 표현이 안돼”라며 “목숨보다 중요하게 생각한 땅을 팔고 떠나기로 결정하기까지 그 사람들이 겪은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네”라고 토로했다.

또 “농사짓던 사람이 도시로 나가 무얼 할 수 있겠나, 어설프게 장사라고 시작해서 말아먹고는 다시 돌아와서 남에 땅 붙이는 이들도 여럿이지”라며 “농사짓는 땅 대부분이 서울 사람들 땅이라 열심히 농사를 지어도 다시 땅을 사는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태껏 농촌을 위한답시고 만든 제도들이 오히려 농가를 얽매거나 구속했으니 농촌 전반에 불신이 얼마나 만연해 있겠냐”며 “농가 수익을 보장해준답시고 만든 변동직불제도 보상액이 반으로 줄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농가가 떠안았으니 이번FTA에서 쌀피해가 적다는 말을 누가 믿겠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또 “앞에서는 농가를 살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면서 뒤로는 농가에 부담을 덜어줬던 면세유를 폐지하는게 농가 회생을 위한 제도의 실체”라고 울분을 토했다.

실제로 농가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실시된 원리금 상환 유예, 금리인하 등 금융지원 위주의 정책들이 농가 부채 해결 한계에 달해 농가들은 늘어만가는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울며겨자먹기’로 농토를 매각하는 실정이다.

최씨는 정부가 한·미 FTA체결 이후 발표한 7만호, 1만8천평 농가 육성이라는 뜬구름 잡기식 정책이 아닌 농부의 목소리에 귀 귀울이고 농촌의 현실을 자각하는 움직임이 선행돼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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