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간 원·달러 환율이 19.7% 절상되면서 우리 기업들의 영업수지가 23조7천억원 악화된 것으로 추산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4일 ‘한국기업경쟁력 재점검’이라는 보고서에서 12월 상장기업 585개사 중 수출 비중이 50% 이상인 132개사의 기업실적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수익성은 최근 2년간 내수기업에 비해 두드러지게 악화됐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조사대상 수출기업은 원·달러 환율이 2004년에 비해 19.7% 절상되면서 원화표시 수출이 감소해 최근 2년간 영업수지가 23조7천억원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2년간 국제원자재가격이 2004년에 비해 35.8% 상승하면서 수출기업의 원가부담이 늘어나 영업수지를 32조8천억원 악화시킨 것으로 추산된다고 삼성경제연구소는 덧붙였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 수출물가지수 상승 등 국제 수급상황 변동에 따라 우리 수출기업들은 최근 2년간 18조8천억원의 영업수지 개선효과를 얻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소는 환율, 원자재가격, 국제수급상황 등 외부요인에 의한 우리 수출기업의 영업수지 악화는 37조7천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반면, 최근 2년간 수출기업의 영업수지는 9조8천억원 감소하는 데 그쳐 기업의 내부역량 강화로 27조9천억원의 영업수지 개선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즉, 최근 2년간 우리 수출기업의 기업실적이 악화됐음에도 외부환경의 영향을 감안할 경우 기업의 내부역량은 오히려 강화된 것으로 판단된다는 게 연구소의 주장이다.
연구소는 조사대상 우리 수출기업의 1인당 매출액은 지난해 6억8천만원으로 2001년에 비해 68.1% 늘었으며 설비투자 규모도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24.9% 늘어났고 연구개발(R&D)투자나 특허출원 건수, 마케팅 효율성과 브랜드 가치, 고객만족도도 점차 높아지고 있어 생산력, 개발력, 마케팅력 등 내부역량이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최근 2년간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제조업체 중 업종대표기업인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 4개사와 이들 기업과 경쟁관계에 있는 인텔과 노키아, 도요타, 신일본제철, 지멘스 등 글로벌 대표기업을 비교 분석한 결과 최근 2년간 우리 대표기업의 매출성장률은 8.4%로 글로벌 대표기업의 9.4%에 못 미쳤다고 말했다.
또 국내 기업과 글로벌 대표기업의 최근 2년간 매출 총이익률 차이는 14.9%포인트로 2002~2003년의 13.7%포인트에 비해 수익성 격차가 확대됐지만, 우리 기업의 생산성이나 효율성, 재무안전성은 글로벌 대표기업과 대등하거나 능가하고 있다고 연구소는 말했다.
연구소는 “현 시점에서 한국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성장성 부진”이라며 “우리 기업들은 기존 사업의 효율화에 매달리기 보다는 신제품 개발과 신시장 개척을 통해 미래성장의 파이를 키우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