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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반도체 공장라인 ‘이상무’… 쇼크흔적 없어

정전사고 후 안정되찾은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을 가다

 

정전사고의 홍역을 앓고 6일 내·외신 기자들에게 공개된 삼성전자 기흥반도체 공장 K2 생산라인은 완성품 출고를 위해 공장 전반적으로는 분주한 모습을 보이면서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삼성발 쇼크가 언론에 의해 확대 보도되는데 부담을 느껴 이례적으로 공정을 언론에 공개했다. 더이상의 악성루머에 시달리지 않겠다는 삼성의 고육지책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유리벽을 통해 공개된 반도체 공정 내부는 먼지하나조차 허용하지 않는 특성상 모든 공정이 사람의 손을 이용하기 보다 기계의 손을 빌려 운영되고 있었으며 마스크와 방진복으로 무장한 10명 남짓한 직원들이 공정 이곳 저곳을 점검하고 있었다.

기흥 공장 라인 중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S라인 공정내 기계 하나 하나에는 ‘이상 무’를 알리는 파란불이 전 생산라인에 켜져 있어 정전으로 인한 삼성발 쇼크의 흔적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직원들은 이곳 저곳을 옮겨 다니며 기계들을 재점검하고 있었지만 모든 기계가 정상 가동되고 있었으며 멈춰있는 기계는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지난 3일 정전으로 생산라인에 전력이 중단됐을 때는 모든 생산라인에 위급한 상황을 알리는 빨간등과 노란불이 들어왔었다고 삼성전자 최창식 부사장은 설명했다.

정전사고 당시 위험성을 알리는 경고 단계로 전환되자 대기중인 웨이퍼를 보호하기 위해 UPS가 작동돼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었다고 최 부사장은 부연했다.

그는 “한톨의 먼지 조차도 허용되지 않는 내부는 항시 23℃의 온도와 45℃의 습도가 유지되고 있다”며 “지난 3일 정전으로 전력이 차단됐을때는 비상 전력이 가동됐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정전이 될 경우 인명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지난 3일 정전이 되면서 모든 가스 밸브가 컴퓨터의 통제하에 잠겼었다”고 강조했다.

공정 내부는 만 하루동안 멈춰 있었던 공정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기계들이 정해진 경로를 따라 분주히 웨이퍼를 옮기고 있었다.

모든 과정이 자동화로 이뤄지는 공정은 만 하루의 손실을 회복하기 위해 쉴새없이 돌아가고 있었으며 공중의 레일을 따라 이동하는 제품들은 마치 인큐베이터속의 아기들처럼 완성품이 되기까지 기계 안에서 모든 공정을 거치고 있었다.

삼성발쇼크는 반도체 시장을 뒤흔들고 낸드플래시 가격을 폭등 시킬 것으로 전망됐지만 정작 삼성 내부는 하나둘 안정을 찾으며 정상 궤도를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최창식 부사장은 “연초에 정전 사고가 벌어졌기 때문에 연말까지 생산률을 극대화 하면 손해분을 만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단지 생산율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불량률도 최소화 해 이번 사태를 수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응급전원공급장치 UPS역할 컸다

삼성발 쇼크가 400억원대 손실에 그칠 수 있었던 일등공신은 반도체 공정의 필수인 UPS시스템이 제 역할을 다해줬기 때문이다.

최종식 부사장이 기자들과의 브리핑에서도 연거푸 UPS의 역할을 강조한 것도 K2라인의 전력 공급이 중단되자 대기중인 웨이퍼를 보호하기 위해 UPS가 바로 작동, 웨이퍼의 손실을 최소화했다.

일반적으로 삼성에서 사용되는 웨이퍼 한장의 가격은 중형 승용차의 가격과 맞먹는 가격이다.

이처럼 삼성발쇼크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UPS는 Uninterruptible Power Supply의 약자로 응급전원공급장치를 뜻한다.

반도체 공정은 정전이 한번 발생할 경우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자연재해나 정전 등 전력이 차단 될 경우 전원 이상을 방지하고 항상 안정된 전원을 공급하여 주는 장치이다.

최근 컴퓨터의 보급 확대와 더불어 UPS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흥공장은 반도체 공장 중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UPS도 규모 면에서도 일반UPS의 수준을 능가하고 있다”며 “정전시 UPS만으로 4시간 가량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정전 사고가 발생해 피해액이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UPS가 전원을 공급했기 때문에 대기 중인 웨이퍼는 손실이 없어 피해가 적었다”고 덧붙였다.

“꾸준한 백업투자로 손실 줄여”  최창식 부사장 일문일답

최창식 부사장은 6일 내·외신 기자들에게 정전사고를 겪은 공정을 공개하면서 시종일관 의연함을 잊지 않았다.

- 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무엇인가.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한전과 삼성직원들 중 전문가들이 사고 원인에 대해 다각도로 조사 중이지만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 피해액이 축소됐다는 의견이 많은데.

▲ 피해액은 400억원 미만이다. 대기 중이던 웨이퍼들의 피해가 없고 공정에 있던 웨이퍼 일부분만이 손상을 입었을 뿐 나머지 웨이퍼는 재처리를 통해 정상화 할 수 있다. 피해액 400억원에는 하루동안 멈춰진 공장 손실과 일부 웨이퍼 손상액 및 이번 사건으로 인한 신뢰도 하락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 공정이 빠른 시일 안에 가동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뭔가.

▲ 삼성전자는 정전에 대비해 핵심 설비에 대한 BACK UP투자를 꾸준히 이어왔다. 정전이 발생하자 비상 전력이 바로 공급됐고 위기 상황에 대한 훈련을 받아 왔던 직원들과 연구원, 엔지니어들이 현장에 급파돼 손실을 줄이고 공장이 하루만에 정상 궤도를 찾았다.

- 이번 정전 말고도 지난달에 정전이 한번 더 있었는데 전체 시스템에 문제는 없는가.

▲ 지난달에는 K2라인이 아닌 K1라인에 정전이 있었다. 그러나 정전 시간은 15초로 공정에 지장을 주는 정도가 아니었으며 순간적으로 전압에 과부하가 걸려 생긴 정전이다. 이런 상황은 내부적으로도 파악하고 있었으며 전체 시스템과 BACK UP시스템에는 문제가 없다.

- 향후 계획과 대비책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면 정전으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세울 예정이다. 연초에 정전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연말까지 생산율를 끌어올려 정전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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