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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의 노래, 해탈의 노래<111>-깨달음의 길

대자연과 대우주통함이 큰 진리-소설가 이재운

 

열세 살에 입산하여 경론을 익혔다.

눈이 멀었다는 뜻의 할(?)을 쓴 것으로 보아 눈이 안보였거나, 비유적으로 썼는지는 알 수 없다.

운암사에 있을 때 휘(徽)에게 처음으로 선문답을 신청했다.

“문수보살은 칠불의 스승이라고 하는데 문수보살의 스승은 누구입니까?”

문수보살이 일곱 부처를 가르쳐 부처가 되게 했다면 그 문수보살은 누가 가르쳤냐는 이야기다.

이론적으로 석가모니 부처를 비롯한 과거 일곱 부처보다 더 지혜가 뛰어난 존재는 있을 수 없다. 불교적 관념을 벗어나면 가능하겠지만 불가에서는 그 이상은 분명 내세울 존재가 없다.

그러자 휘는 이렇게 대답했다.

“금사계(金沙溪)의 마 씨 집 며느리이다.”

뜰 앞의 잣나무나 마른 똥막대기와 같은 유의 대답이다.

할당은 알아듣지 못하고 2년 동안 그 말귀만 가지고 참구하였다.

어느 날 할당이 정좌하고 있을 때 어떤 스님이 지나가면서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소리가 그의 귀를 두드렸다.

“사대(四大)를 빌어서 몸을 이루고 육진(六塵)을 인연으로 마음이 생기니 육진이 없을 때는 무엇으로 마음을 삼을 것인가?”

사대는 흙, 물, 불, 바람으로 형상을 이루는 우주의 기본 요소라고 한다.

인도의 고전적 자연 사상에서 나온 것이다.

육진은 반야심경에도 나오는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 즉 눈, 귀, 코, 혀, 촉각, 얄팍한 앎으로써 잘못된 의식의 집을 짓는 요소다.

이 육진이 있어 상대적인 개념이 서게 되고 인간의 정신이 자꾸만 흐려지는 것이다.

원래 인간이 이루어낸 모든 지식이란 인간이라는 한계 안에서만 적용되는 원리에 지나지 않는다.

시력이 제한되고 청력이 제한되어 있으므로 전체를 볼 수 없는 것이 오히려 당연하다.

선사들이 찾는 것은 인간에게만 통하는 원리가 아닌 모든 동식물, 하늘과 땅, 대자연과 대우주가 두루 통하여 걸림이 없는 가장 큰 진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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