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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의 노래, 해탈의 노래<112>-깨달음의 길

“할당, 칠진팔보를 잡으렴”-소설가 이재운

 

할당은 그 말을 듣자 막혔던 가슴이 활짝 열림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당장 휘를 찾아가 깨달음을 진술했다.

휘는 됐다는 평을 했으나 할당 자신은 뭔가 석연찮은 곳이 있어 원오 극근(圓悟克勤;1063-1135)을 찾아갔다.

마침 극근은 대중에게 설법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할당도 대중들 틈에 끼어 극근의 설법을 경청했다.

방(龐) 거사가 마조에게 물었다.

“만법(萬法)과 짝하지 않는 사람이 누구입니까?”

그러자 마조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서강(西江)의 강물을 한 입에 다 마신다면 알려주겠다.”

그때 갑자기 할당이 까무라치면서 벌렁 자빠졌다.

설법이 중단되고 술렁거리는 사이에 할당은 스님들의 부축을 받고 법당을 나갔다.

모두들 중풍 기가 동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할당은 스님들에게 업혀나가면서도 이렇게 중얼거렸다.

“내가 꿈을 깼다!”

그날 밤 극근을 찾아가 문답을 청했다.

“저는 발가벗듯 아무 것도 없습니다. 뼈가 드러날 듯 가난합니다. 돈은 한 푼도 없고 집은 허물어져 집 안이 망했습니다. 화상께서는 도와주시지요?”

“칠진팔보를 잡으렴.”

“어찌 도둑놈이 되어 마다겠습니까?”

“기틀은 제 자리를 여의지 않고 독바다에 떨어졌다.”

할당은 극근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할을 했다.

“꽥!”

그러자 극근은 주장자를 들어 선상을 치면서 말했다.

“방망이 맛은 보았느냐?”

할당이 또 할로 응수를 하자 극근도 연거푸 두 번 할을 했다.

할당은 즉시 극근 앞에 엎드려 예배를 드렸다.

극근이 기뻐하면서 게송을 내려 인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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