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마공원에서 활약중인 기수중 최단신(143cm)으로 과천벌을 호령했던 ‘작은 거인’ 임대규 기수가 지난 11일 경주 도중 낙마로 우리 곁을 떠났다. 어렸을 때부터 작은 키와 왜소한 체구였던 고(故) 임 기수는 작은 신체 조건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기수의 길이라고 생각, KRA 기수후보생 12기로 입소했다.
기수 교육 중 목 부위를 다치는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장애의 위기를 겪었으나 불굴의 의지로 극복, 1987년 13기로 교육과정을 마치고 경주로에 첫발을 디뎠다. 20년 동안 임 기수는 통산 전적 5천353전 632승, 2착 577회로 승률 11.8%, 복승률 22.6%로 전체 기수 중 5위를 달렸고 2002년 그랑프리(GI)를 비롯해 10개의 대상경주에서 우승하면서 그의 실력을 유감없이 뽐냈다. 올해도 41승을 거두면서 승승장구했다. 자신의 단점인 작은 키를 오히려 최대한 활용하는 낮고 안정적인 기승술로 승수를 쌓았다.
KRA 관계자는 “기수로서의 필요한 자질인 승부근성, 경쟁심과 함께 탁월한 리더십과 책임감으로 다른 기수들의 귀감이 되었다”고 회고했다.
또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는 그의 성격은 전임 기수협회장의 사퇴로 공석이었던 회장직을 임시로 수행한데 이어 한국경마기수협회 회장에 정식 추대되기도 했다. 매사에 책임감이 강했고 기수협회 일 뿐만 아니라 유관기관인 KRA와의 협력관계에 있어서도 적극적이었기 때문에 KRA 내부에서도 임 기수에 대한 칭찬이 자자했다. 한 경마팬은 경마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 계기가 임 기수를 본 뒤였다고 한다.
그는 “기수 중에도 유독 작은 체구였지만 그의 눈빛은 누구보다 강렬했고 자신감이 넘쳤다”며 “그가 말을 타고 있을 때 임 기수는 큰 거인처럼 보였다”고 회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