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경마공원엔 김양선 조교사(36조)와 최범현 기수를 명콤비 중 으뜸으로 꼽는다.
경마공원 내 총 54개조에 마필을 훈련시키는 조교사가 배치돼 있고 기수 또한 포진돼 있다.
이들 중 유독 김-최를 찰떡궁합으로 지적하는 이유는 뭘까.
경주로의 총감독으로 일컫는 조교사는 경마장에 입사한 마필의 성향을 파악하고 적절한 운동법을 개발해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 경주 우승이 지상목표다.
기수 또한 우승이란 고지를 향해 내달린다는 점에선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조교사가 해당 마필을 경주에 출주 전까지 책임진다면 기수는 말 등에 올라탄 순간부터 자신의 몫이란 게 차이점이다.
올해 프리기수제도가 시행되면서 조교사는 마음에 쏙 드는 기수를 만나기가 쉽지 않게 되었다.
김-최 콤비는 그런 의미에서 각별한 존재다.
김 조교사는 올해들어 10월 현재 216전 26승, 2착 19회로 승률 12%, 복승률 20.8%를 기록했다.
조교사 다승 순위 5위에 랭크된 성적이다. 작년 한해 256전에 22승을 건진 것에 비하면 놀라운 선전이다. 이런 호성적의 배경엔 최 기수가 버티고 있다.
최 기수는 김 조교사의 26승 중 무려 25승을 혼자서 올렸다.
확률로 따지면 96%에 달하는 수치다.
최 기수 승리=김 조교사 승수란 등식이 성립되는 이유가 확연히 드러난다.
김 조교사가 최 기수를 선호하는 데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작전지시를 잘 이행하고 마필의 특성을 살려 순간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게 김 조교사의 말이다.
김 조교사는 “가끔은 성적이 부진할 때면 최 기수가 답답하게 여겨질 때도 있지만 꾸준히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말을 맡긴다”며 무한한 애정을 보낸다.
최 기수 역시 신뢰해주는 선배에 대해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경주에 나서기 전엔 절친한 동료이나 경주로 출장 순간 경쟁자가 되는 냉혹한 승부의 세계인 경마에서 상호 신뢰와 믿음으로 승수를 쌓아가는 이들의 약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경마팬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