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대법원 등산대회에서 수원지법이 1등이라는 좋은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준비과정에서의 서로에 대한 배려와 도움, 응원이 더욱 빛나는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는 5일 오전 8시45분 수원지법 아침방송 DJ를 맡고 있는 총무과 정선화(34·여) 주임은 권진원의 ‘가을 꽃’ 노래를 등산대회 우승 축하곡으로 선사했다.
바쁜 월요일 업무준비를 하던 법원 직원들은 정씨가 전하는 법원 소식과 함께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가요 4곡을 들으며 하루 일과를 활기차게 시작했다.
지난해 10월19일 법원 여직원 모임인 향운회가 주축이 되어 정선화, 유영희, 김혜란, 심영서씨 등 여직원 4명이 시작한 ‘수원지법 아침방송’이 1년이 넘게 진행돼 5일로 176회를 맞았다. ‘하루 일과 전에 좋은 음악과 명언, 시 등을 감상하며 정서를 함양시켜 민원인에게 보다 친절히 대하도록 하자’며 직원들 스스로 제안해 시작된 방송이었다.
처음에는 이들 4명이 돌아가며 DJ를 맡아 시범적으로 월요일과 목요일 일과시작 전 10분 동안 각자 준비한 원고를 낭송하고 음악을 들려 주었다.
법원 건물 지하 1층 전기설비실에서 방재용 방송장비를 이용해 진행하는 순수 아마추어 방송이었지만 유익한 방송내용과 아름답고 신나는 음악이 고된 하루 일과를 준비하는 직원들에게 신선한 자극제가 되었다.
방송시작 한 달이 지나자 판사 2명이 DJ로 가세했고 직원들의 호응에 힘입어 점심시간에도 방송이 이어졌다.
방송을 늘려달라는 직원들의 요청이 쇄도하면서 ‘일주일 2회’로 시작된 방송이 현재는 4회(월·화·수·금요일)로 늘었고 방송시간도 10분에서 15분으로 길어졌다.
정문경, 김은성 판사를 포함해 유영희, 정선화, 류지은씨가 고정 DJ로 활동하고 있지만 부장판사 및 평판사 9명, 일반직 직원 16명이 게스트로 나와 일일 DJ를 경험하기도 했다. 법원에서도 아침방송의 역할과 반응이 좋다고 판단해 최근 본관 5층 교환실 리모델링 공사를 하면서 6.8㎡ 공간을 방송실로 꾸미고 570여만원을 들여 방송장비를 새로 사주었다.
이에 따라 오는 수요일부터는 비록 작은 공간이지만 스튜디오 모양새를 갖춘 ‘미니 방송실’에서 아침방송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아침방송을 이끌고 있는 정선화씨는 “아침을 편안하고 즐겁게 시작하면 하루를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수원지법 직원 여러분들의 행복을 책임지는 ‘수호천사’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