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대 예술의 공연시간은 대체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공연기획자들은 이 짧은 시간을 위해 길게는 몇 년, 짧게는 몇 개월 동안 일반 관객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상당히 복잡하고 힘든 노력이 한다.
예컨대 어떤 공연을 무대에 올릴지 기초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공연장 섭외, 협찬, 후원기업 섭외, 티켓판매, 홍보 등 어느 하나 만만한 일이 아니다.
공연기획사 ‘미추홀’의 전경화 회장은 공연기획을 하기위해선 섭외하는 음악가들 중에 예민한 성격이 많아 늘 조심스럽게 행동하며 비위를 거스르지 않게, 스폰서기업의 실무자, 언론사 담당, 극장 사무원들에게 항상 잘 봐달라고 사정하는 입장이라고 말한다.
‘서울예술기획’ 박희정 사장도 공연 기획하다가 쌓인 스트레스를 어느 날 “큰소리 칠 때가 없어 애꿎은 인쇄업자에게 분풀이 했다”고 농담을 한 적도 있다. 해외 유명 음악가들이 내한 공연을 할 때는 매우 까다로운 요구조건을 내걸곤 한다.
1994년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 소프라노 카티아 리치아넬리(Katia Ricciarelli)는 무대 천장에 매달린 마이크를 제거하지 않으면 아예 공연을 취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놔 관계자들을 당혹케 만들었다.
계약서상 녹음한다는 내용이 없는데 몰래 녹음하는게 아니냐하는 거였다.
무대직원들은 별일 다 보겠다는 표정이었지만 별수 없이 마이크를 급하게 제거해야 했다. 한술 더 떠 녹음실을 그녀의 매니저가 공연 내내 점령하고 말았다. 녹음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 였다. 또 독일의 유명한 메조 소프라노 군둘라 야노비치를 초청했을 때는 백포도주를 준비해 달라고 요청해 무대직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쉰 살이 넘은 야노비치는 공연이 끝날 때까지 포도주 한 병을 다 비우고도 조금도 취한 기색없이 열창으로 관객을 매료시켜 공연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연주를 앞두고는 신인은 물론 소위 대가라는 명성있는 유명 연주자들도 무대에 나서기 전 긴장되고 초조해 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연주자들은 긴장을 풀기 위한 독특한 버릇을 자연히 갖게 된다. 국내 연주자들 중에서도 특이하게 긴장을 푸는 연주자들도 많다. 예를 들어 테너로 유명한 ‘엄정행’씨는 왼손 엄지손가락과 둘째 손가락 사이를 때가 나올 정도로 박박 밀어댄다.
국내에서 연주를 가장 많이 하는 바이올리니스트로 꼽히는 ‘김남윤’씨는 무대감독이나 스탭들에게 수다스럽게 이것 저것 묻거나 혼자 중얼중얼하면서 무대로 나선다.
그에 반해 중앙대 교수인 피아니스트 ‘이혜경’씨의 경우는 누가 옆에서 말을 붙이기가 힘들 정도로 새색시처럼 꼼짝않은 채 눈을 꼭 감고 앉아서 긴장을 푼다. 그런가 하면 연세대 ‘이경숙’ 교수는 무대에 오르기전 갑자기 악보가 생각나지 않는다고 보고 또 보는 세심한 구석이 있다.
바이올리니스트인 ‘김광군’ 경원대 교수는 긴장을 푸는 방법으로 옆사람에게 등을 두드려 달라고 한다. 그것도 보통 두드려서는 별 효과를 보지 못하는지 강도를 높여 달라고 요구해 옆에서 보는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심한 폭행으로까지 보이기 한다. 그런데도 김 교수는 등이 부서지는 소리가 나야만 비로소 무대로 뛰어나간다. 어떤 때는 재미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안쓰러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렇게 무대 공포증을 스스로 해결하는 것과 달리 부부가 함께 긴장을 푸는 경우도 있었다. 오래전 어느 날 무대 뒤에서 갑자기 교회 부흥회를 연상시키는 통성기도소리가 들리는 것이였다. 스탭들이며 필자가 놀라 뛰어가 보니 첼리스트인 K씨 부부가 무릎을 꿇고 “주여”를 힘차게 외쳐대는 것이 아닌가. 이들의 모습이 워낙 심각해서 조용히 빠져 나오긴 했지만 무대에 선다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일단 무대에 나선 모든 연주자들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열정적이고 여유롭게 연주하는 것을 보면 확실히 그들만의 ‘끼’가 있다고 봐야 할 듯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