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아파트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이 분양조건을 대폭 수정, 실수요자 잡기에 나섰다.

도내 분양시장이 가속화된 침체와 양극화 현상으로 인해 유망사업장으로의 쏠림현상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계약금을 절반으로 낮추거나 분납과 잔금 이월을 알선하는 등의 조건을 내걸고 있다.

특히 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에 걸리는 계약자에게는 건설사가 직접 유동자금을 융통해주는 조건도 제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내 분양시장에도 미분양이 속출하는데다 겨우 분양을 마쳐도 계약을 하지 않아 분양시장 전반에 걸쳐있는 침체분위기 타개를 위해 분양조건을 변경, 실수요자 공략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한다.

◇ 조건변경, 건설사·계약자 ‘좋아’ = 분양조건 변경은 침체된 분양시장에서 건설사와 계약자 모두에게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물량이 상반기 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짙어지면서 청약자들은 좀 더 저렴하고 유리한 조건으로 내 집 마련의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건설사도 장기 미분양에 따른 자금악화를 피해 사업장을 정리할 수 있는 자구책이 마련된 셈이다.

이에 따라 도내에서는 분양조건을 변경하는 사업장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입주가 시작된 준공 후, 미분양 사업장들은 목돈이 들어가는 잔금부담을 줄여주는 차원에서 분양가에서 대출이자 일부를 할인해주는 조건도 제시하고 있다.

◇ 분양조건 변경 눈길 = 수원시 인계동 웅진아파트와 수원시 화서역 일원의 동문 굿모닝힐의 분양조건이 변경됐다.

수원시 인계동 웅진아파트는 중도금 50% 이자후불제 방식을 무이자융자로 변경, 분양하고 있다.

계약금은 당초 예정대로 10%, 잔금 30%도 유지된다.

수원시 화서역 동문 굿모닝힐은 회사가 재매입하는 원금보장제를 도입했다.

입주 후 3개월 내 분양가대비 3천만원~4천만원이 오르지 않을 경우 계약자가 원할경우 납부한 원금을 전액 돌려줄 예정이다.

계약금10% 분납, 중도금 60%(50%이자후불제), 잔금 20%는 기존과 같다.

이같은 분양조건 개선은 분양가격이 비싸거나 분양조건이 열악한 사업장을 중심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담보대출규제가 엄격해 실수요자들의 자금부담이 큰데다 유망사업장을 중심으로 청약자들이 몰리는 쏠림현상도 뚜렷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건설사들도 과감히 분양조건을 변경, 실수요자들을 공략한 마케팅 전략으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며 “분양시장의 침체와 양극화 현상으로 인해 청약수요가 랜드마크 등 유망사업장으로만 몰리고 있어 당분간 이같은 분양조건 변경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