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01 (월)

  • 구름많음동두천 21.8℃
  • 맑음강릉 22.8℃
  • 박무서울 22.3℃
  • 박무대전 21.8℃
  • 구름많음대구 24.6℃
  • 흐림울산 23.4℃
  • 흐림광주 22.7℃
  • 박무부산 22.6℃
  • 흐림고창 22.6℃
  • 흐림제주 25.0℃
  • 구름많음강화 21.1℃
  • 맑음보은 20.4℃
  • 구름많음금산 21.8℃
  • 구름많음강진군 23.2℃
  • 구름많음경주시 23.2℃
  • 흐림거제 22.3℃
기상청 제공

“농민에게 ‘황금쌀’ 기술 전해 주고파”

하선화 박사, 새로운 원천기술 ‘다중유전자 동시발현’통해 개발
“농진청 민간출연기관 전환 기로… 실용화 못하고 사장될까 염려”

 

“농촌진흥청이 존재한다면 이 기술은 보급체계를 통해서 우리 농민들에게 보급되겠지만…”

독자적인 원천기술을 이용해 황금쌀 개발에 성공한 농촌진흥청. 하지만 이 기쁨의 순간을 전하는 농촌진흥청 농업생명공학연구원 세포유전과 하선화 박사의 표정은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다.

29일 농촌진흥청 농업생명공학연구원 세포유전과 하선화 박사팀은 ‘다중유전자 동시발현’이라는 신기술을 이용해 고추의 색소 유전자를 벼에 도입, 비타민 A의 전단계 물질인 ‘베타카로틴’이 함유된 ‘황금쌀(golden rice)’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하선화 박사는 “‘다중유전자 동시발현’이라는 새로운 유전공학적 원천 기술을 통해 개발된 황금쌀은 앞으로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기능성 유색벼 개발의 가능성을 연 만큼 세계 농업경쟁력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1999년 연구를 시작한 하선화 박사팀은 고추가 면역기능 향상, 항암기능 등 인체에 유익한 카로티노이드 성분을 모두 발현시킬 수 있다는 것과 카로티노이드 성분 중 하나인 라이코펜에 고추내 특이 유전자가 작용하면 베타카로틴으로, 또 다른 유전자가 작용하면 베타크립토산틴과 지아산틴, 캡산틴으로 변화되는 일련의 카로티노이드 생성대사 과정을 규명했다.

하 박사는 이를 기초로 고추 색소 유전자를 ‘다중유전자 동시발현’ 기술을 통해 벼에 도입하는 연구를 계속했고 올해 드디어 베타카로틴 특유의 황금색을 지닌 황금쌀을 개발했다. 하 박사는 “이번 황금쌀 개발의 성공과 함께 계속해서 고추내 색소 관련 유전자 3개와 4개를 하나로 묶어 벼에 도입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라며 “이 연구가 성공할 경우 황금색 쌀에 이어 영양학적으로 우수한 캡산틴 특유의 붉은색을 지닌 쌀을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 박사는 이어 “고추 색소 유전자 발현과정이라는 기초 연구에만 꼬박 4년이 넘게 걸렸고 이후 벼에 도입하는 실용연구는 2002년부터 시작돼 오늘 황금쌀이라는 성과를 내놓았지만 아직도 연구는 진행중”이라며 “미래 종자전쟁에 있어 생명공학 원천기술인 ‘다중유전자 발현기술’은 큰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개발로 농진청은 농업 경쟁력 확보라는 커다란 성과를 달성했지만 여전히 민간출연기관 전환이라는 풍전등화의 존폐 기로에 서 있다.

하선화 박사는 “농진청이 민간출연기관으로 전환된다면 기존 농가에 무료로 보급됐던 기술을 농업인들이 돈을 내고 사야 한다”며 “어려운 농업현실에 돈을 주고 기술을 살 농업인들이 얼마나 될지 의문인만큼 힘들게 개발한 이 기술이 실용화되지 못하고 사장될까 염려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하 박사는 이어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이번 황금쌀 개발의 혜택이 민간기업의 이윤 도구가 아니라 농업인들에게 직접 돌아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