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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무현 ‘표지석’ 소동에 부쳐…

곧 퇴임할 노무현 대통령만큼 이룩한 업적에 비해 많은 화제를 야기 시킨 대통령도 드물 것이다. 노대통령의 동정과 관련하여 그가 지난해 10월 남북한 정상회담 차 평양을 방문하여 기념으로 나무 한 그루 심어놓고 그 ‘표지석’을 설치한 문제만 하더라도 뒷말이 무성하다. 이 사안은 노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위상, 돌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김만복 전 국정원장이 보인 행보, 그 과정에 대한 청와대의 오락가락한 해명으로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역사가는 제2차 남북한 정상회담의 배경과 성과를 정밀하게 검토하여 노대통령이 남북한의 평화통일에 기여했는지, 굴욕적인 양보만 하고 돌아왔는지를 판별할 것이다. 그러나 노대통령은 정상회담 일정 중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예고 없이 나타나지 않는 등 홀대를 받은 흔적이 여러 군데 감지되고 있다. 평양식물원에서 한 기념식수 때만 하더라도 김위원장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대신 보냈다. 그는 나무 한 그루 심는 것에 비중을 두지 않았으며, 그것을 기념하는 ‘표지석’에 자신의 이름을 적어 넣는 것을 하찮게 생각했기에 그러한 태도를 취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노무현 대통령의 총애를 받은 전 국정원장 김만복씨는 대통령선거 전 날인 지난해 12월 18일 당초 설치하려다 보류돼 가지고 왔던 250kg짜리 돌 대신 70kg짜리 돌에 ‘2007. 10. 2∼4 평양 방문 기념 대한민국 대통령 노무현’이라 적어 가지고 가서 설치했다. 그러나 한 나라의 정보를 총괄하는 김만복 전 원장이 축소지향된 표지석 한 개를 들고 가서 세우는 작업을 비밀 방북의 형식을 빌려 대선 전날 부랴부랴 집행했다는 것은 이상하다. 그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을 만나 대선에 관해 브리핑해준 내용이 포함된 ‘국가기밀 누설’ 혐의를 받는 보고서를 언론에 흘려 말썽을 빚은 바 있다.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은 ‘표지석’이 불러온 말썽에 대해 국민의 혈세로 충당된 돌멩이가 250kg짜리에서 70kg으로 둔갑한 경위에 대해 확실한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그는 당초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노무현 대통령의 공동이름이 적힌 표지석을 준비해갔다가 사정이 여의치 못해 가지고 왔다고 설명했지만 250kg짜리 돌엔 처음부터 노대통령 이름만 적혀있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우리는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볼 때 노무현 대통령과 그를 보필한 김만복 전 국정원장이 역사와 국민에 대한 책임감에서 행동을 신중히 하기보다는 비록 돌에 새겨서라도 이름을 남겨볼까 하는 초조감을 반영하고 있으며, 그 표지석이란 것이 북한 땅에서 대접받는지 홀대받는지조차 파악할 능력이 없음을 통탄한다. 국가를 이끌 지도자는 돌멩이의 차원을 넘어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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