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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공관 행정원 울고있다<1>-노예처럼 일만 하다 쫓겨나

대사관저 요리사 근무 오모씨 휴식 요구하다 권고사직 귀국
고용계약서엔 내규규정 누락 휴일 시간외 근무수당도 착취

해외 주재 한국 대사관(이하 공관)에서 근무하는 관저요리사 등 행정원이 울고 있다. 이들은 행정원으로 구분돼 있지만 근로기준법이 규정하는 기본적인 노동권 조차 보호받지 못하는 등 사실상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이국 땅에서 국위선양을 위해 고생하는 관저요리사 등 해외공관 근무자들에 대한 근로체계를 고발한다.

 

1. 7개월 근무에 휴일은 이틀뿐
2. 말 뿐인 업무특성 실상은 노동착취
3. 관련법규는 있으나 마나

 

 

코스타리카 주재 한국 대사관(이하 공관)이 관저요리사 고용 계약을 맺으면서 내규를 어긴 채 근로 시간을 지키지 않아 해당 관저요리사가 수 개월간 부당 노동행위를 당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외교통상부는 뒤늦게 해외 공관 관저요리사의 근무 체계에 대한 규정을 일부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꼬박 7개월 근무하고 실제 휴일은 이틀뿐=용인시 기흥구 상갈동에 주거하는 오모(28) 씨. 오 씨는 지난해 8월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알선으로 코스타리카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관저요리사로 근무하게 됐다.

계약기간은 1년이었지만 오 씨는 지난 2월초 귀국할 수 밖에 없었다.

계약기간이 6개월여 남았지만, 휴일을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하다 공관으로부터 권고사직을 당했기 때문.

 

오 씨는 공관 관저요리사로 취업한 지 7개월여 동안 공식적인 휴일도 쉬지 못한 채 업무만 해왔다고 주장했다.

7개월 동안 쉰 날짜는 4일이 고작이고 그나마도 이틀은 한국에서 온 기관원의 가이드 역할을 한 것이어서 실제 휴일은 이틀에 불과했다.

그는 이 같은 공관의 행태에 대해 대사 면담을 통해 2차례에 걸쳐 항의하고, 수정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수용되지 않은 채 결국 권고사직을 당했다.

오 씨는 “깊은 뜻을 품고 공기관을 통해 외국에서 외롭게 근무했는데 쉬는 날도 없어 거의 노동력 착취 수준이었다”며 “머리를 식힐 수 있도록 한 주를 쉬게 해달라고 건의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맘대로 고용계약=코스타리카 주재 한국대사관은 공관 내규에 관저요리사의 경우 주재국 공휴일과 주말에 자유시간을 주고, 공휴일 등 특근시 시간외 근무수당을 지급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공관이 내규를 바탕으로 작성한 한글 고용 계약서는 공휴일과 주말 휴식 등에 관한 사항을 누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오 씨는 휴일 등에 관한 사항은 전혀 알지 못한 채 고용 계약을 맺었고, 결국 근로기준법에 위배되는 노동행위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외교통상부는 관저요리사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이 경우 시간외 수당이 지급되야 하지만 오 씨는 현재까지 공관으로부터 시간외 수당을 지급받지 못했다.

◇외교부 수정 방안 검토=외교통상부는 4일 해외 공관 행정원 근무 체계 규정에 대해 일부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외교통상부의 한 관계자는 “해외 공관 관저요리사가 휴일 없이 근무하는 날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업무 특성상 어쩔 수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관저요리사에 대한 근무조건이 열악한 만큼 근무 체계 규정을 일부 수정하기 위해 관련 법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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