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과 언론은 영원히 같이 갈 수 없다. 권력은 언론의 협조를 얻을 수 있지만 언론과 한 몸이 되면 브레이크 없이 달리는 자동차처럼 큰 사고를 당할 수 있다. 언론은 권력을 견제하지만 권력의 품속으로 기어들면 권력의 애인으로 전락하여 존재 의미를 상실한다. 권력과 언론이 국민을 위해 존재하면서도 너무 가까워도 안 되고 너무 멀어도 서로 부담이 되는 즉 불가근불가원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권력자들이 언론을 장악하기 위해 혈안이 된 것은 비판적인 언론에 재갈을 물려 정치를 자기 임의대로 하기 위해서였다. 언론의 투쟁사는 바로 독재 권력의 오만에 필설로 맞선,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장엄한 오케스트라였다. 현명한 정치인은 언론이 쓴 소리를 해도 잘하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여 자신과 자신이 속한 집단을 성찰하고 대의를 위해 힘을 모으자고 호소한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자가 언론인 시절 언론으로서는 가장 타기해야할 권언유착의 중심인물이었다는 혐의가 포착돼 일부 언론으로부터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1988년 8월 김용갑 총무처 장관은 “좌경세력에 대처하기위해 88 올림픽이후 국회 해산권을 대통령이 갖도록 헌법 개정을 해야 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당시 최시중 동아일보 정치부장은 대통령에게 의회 해산권을 주는 개헌론을 적극 지지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돌이켜보기만 해도 끔찍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기자협회보는 이밖에 최 내정자가 비슷한 시기에 민정당을 출입하던 후배기자와 함께 전두환 전 대통령과 골프회동을 가져 물의를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또 KBS는 5일 밤 9시 뉴스에서 공개한 1997년 12월 주한 미국 대사관이 미국 국무부로 보낸 3급 비밀 문서에는 당시 갤럽회장이었던 최 내정자가 그해 대선 직전인 12월 10일 실시한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를 스티븐 보스워스 당시 미국 대사에게 알려줬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당시 공직 선거법은 11월 26일부터 12월 18일까지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측근인 최시중 내정자를 단순한 논공행상 차원에서 방송통신위원장직에 앉히려는 것인지, 방송통신을 장악하기 위해서 신뢰가 깊은 그를 그 자리에 보내려는 것인지 명확히 밝히는 것이 언론과 ‘알권리’를 보유한 국민에 대한 도리일 것 같다. 만일 최 내정자에 대한 이상의 의혹이 사실이라면 그는 언론을 권력에 굴종시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것은 이 대통령에게는 희열일지 모르지만 언론과 국민에게는 치욕이다. 최 내정자의 의혹에 대한 사실 여부를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보다 엄밀한 검증작업을 속행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