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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뮤지컬 ‘그리스(Grease)’

뮤지컬 ‘그리스’가 지난 25일 개막 이후 매진에 가까운 흥행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흥행기록만 총 공연횟수 837회, 무대제작 7회, 총 매출 80억원에 달할 정도로 그리 크지 않은 한국 뮤지컬 시장에서 알토란 같은 성과를 올렸다.

 

그런 그, 뮤지컬 ‘그리스’를 보기 위해 지난 25일 저녁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공연장을 찾았다.<편집자주>

 

젊음의 열정… ‘희망찬가’로 영원히 외치리

◇21세기의 ‘그리스’, 지금도 진화한다

다소 산만한 시작. 어둠이 걷히기도 전, 객석에서 불쑥 등장한 주인공 ‘대니’(김형민 분)가 무대에 올라선다. 순간, 기우뚱! 발을 헛디뎠다.객석은 잠시 웃음바다가 되어 버렸다. 모든 중심은 그렇게 잡혔다.

미국 1950년대의 고교 분위기는 대니가 그리 넘어질듯, 일어서듯 시선을 집중시킨다.

무대에 오른 대니는 특유의 ‘머리 쓰다듬기’를 선보이며 화려한 제스처 속에 무언가 전하려 한다.

하지만 어드벤처적인 그의 제스처는 여성팬들의 가슴을 눈녹이듯 녹인다.

극중 ‘샌디’(임혜영 분)의 가슴을 녹여내리듯….

젊음의 열정과 사랑은 현재성에 진행형을 내포하고 있다.

국내에 상륙한 ‘그리스’는 항상 진화하듯 그때의 그 언어를 소화해냈다.

욕만큼이나 시대성을 반영하는 것이 유행어일 듯하다. 특히 요즘 우리나라 10대들이 사용하는 유행어, 은어, 비속어 등 사실감 넘치는 대화는 웃음 속에 50년을 거슬러온 미국과 한국사회의 젊음을 관통해낸다.

◇히어로, 히로인 김형민과 임혜영

‘나, 이렇게 너만을 바라보고 있어. 너에게 말하고 싶어. 나만의 진실을….’

2막, 흐린 불빛 사이로 무대 한켠에서 홀로 어두운 밤길을 걸으며 속삭이듯 노래를 부르는 ‘샌디’.

댄스파티에서 도망치듯 나온 샌디는 자신의 사랑을 모르는 체하는 ‘대니’ 때문에 가슴앓이 중이다.

그들의 사랑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사랑 때문에 안타까워하는 샌디의 모습에서 젊은이들의 가슴은 촉촉히 젖어왔을 것이다.

특히 임혜영이 부른 뮤지컬 ‘넘버’는 가요풍의 음색 속에 잘 어우러졌으며, 그녀의 노래와 함께 다른 배우들의 빼어난 발성이 묘하게 조화를 이뤘다는 평이다.

여기에 파트너인 김형민이 가세하며 스타성과 오락성, 높은 작품성을 고루 소화해낸 명연기라는 찬사가 이어지며, 이들의 앞날에 큰 힘이 될 무대라는 예측이 벌써부터 쏟아지고 있다.

또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학창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범생이, 날라리, 공주과 등등 다양한 개성의 학생 연기는 작품 안에서 그들만의 색감으로 드러낸다.

라이델 고교를 그만두고 가려던 뷰티스쿨에서 떨어져 걱정하는 ‘프렌치’(정초롱)를 비롯, 남자친구 ‘케니키’의 아이를 가져 고민하는 핑크레이디파 리더 ‘리조’(홍미옥), 엉덩이 까기가 특기인 익살스런 ‘로저’(이광민) 등 조연 격 배우들이 선보인 저력이 극의 뒷받침을 하는데 큰 역할을 해냈다.

◇‘젊음’은 언제나 희망을 이야기한다

이날 만난 뮤지컬 ‘그리스’는 젊은이들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소중한 자리였다. 젊음과 사랑은 언제나 희망을 이야기하는 단어로 지칭된다. 많은 것들을 사랑할 수 있고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거쳐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것이 아닐는지.

이 이야기 속에서는 그들만의 언어가 있으며, 속깊이 숨겨둔 비밀이 담겨있다. 그 속에는 그들만의 언어로 풀어내는 실타래가 고스란히 담겨진다.

이런 가운데 경쾌한 로큰롤 음악과 버무러진 화려한 안무는 대형 콘서트장을 방불케하며 관객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이렇듯, 신나는 로큰롤 음악으로 무장한 젊은이들의 뮤지컬 ‘그리스’는 지난 2003년 한국 초연 당시 객석점유율 90%이상을 기록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후 10번의 공연을 더 거쳐 전체 객석점유율도 80%를 유지하며 변하지 않는 시대성을 읽어내고 있다. 그런 이유에서였을까. 뮤지컬 그리스의 수원 무대 연착륙은 심상치 않았다면 오히려 이상하게 들릴 정도였다.

◇귀에 익은 레퍼토리 화려한 무대 ‘하나로!’

뮤지컬은 젊은 여성들에게 사랑받는 장르라고 하지만 이날 무대에서는 무언가 다른 듯한 무언가가 있었다.

바로 귀에 익은 레퍼토리, 즉 음악들. ‘Summer nights’, ‘Those Magic Changes’, ‘Freddy, My Love’, ‘Look at Me, I'm Sandra Dee’ 등 10여곡의 뮤지컬 넘버는 기성세대들에게 젊은 날의 ‘추억’을 맛보게 해주었다.이 가운데 유독 샌디 역을 맡은 임혜영의 노래가 관객들을 사로잡았다는 평이다.

또 조연 배우들의 강한 스포트라이트가 각기 다른 젊음을 상징했고, 주연 배우들의 숨은 듯한 연기는 색다른 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동안 그리스가 주연배우들이 줄곳 스타로 자리매김하는 길이었다는데 주목한다면, 이번 무대는 새로운 시도로 보일는지도.

이는 조연 배우들이 주연에 비해 캐릭터가 강했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특히 대규모 세트시설은 관객들에게 큰 어필을 했을만하다. 불이 꺼진 무대위로 모형 자동차가 나타나 대니와 샌디가 데이트를 하는 가운데에 사소한 다툼에 헤어지는 일, 라이델 고교 댄스 파티에서 대니의 전 여자친구가 등장해 대니와 샌디가 대립하는 장면 등은 압권이었다.

수원 무대가 연이은 그리스의 흥행기록을 이어갈지 앞으로의 여정에 기대를 걸어본다.

 

뮤지컬 ‘그리스’ 공연 이력
- 1972년
 미국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1980년까지 3천 
 399회 공연 기록되면서 전세계적으로 알려짐.
-  2003년 5월 20일~6월 1일
 서울 폴리미디어씨어터(17회 공연)
- 2003년 6월 7일~29일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28회 공연)
- 2003년 8월 8일~11월 7일
 서울 동숭아트센터 동숭홀(172회 공연)
- 2003년 12월 24일~30일
 서울 국립국장(14회 공연)
- 2004년 1월 24일~3월 1일
 서울 한전아츠풀센터(46회 공연)
- 2005년 5월 23일~8월7일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
 (프리뷰 10회 공연, 본 공연 85회 공연)
- 2005년 8월 19일~2006년 1월 1일
 서울 동숭아트센터 동숭홀(163회 공연)
- 2006년 8월 22일~30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20회 공연)
- 2006년 11월 17일~12월 25일
 서울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53회 공연)
- 2006년 12월 29일~2007년 3월 4일
 서울 동숭아트센터 동숭홀(87회 공연)
- 2007년 6월 7일~7월 8일
 서울 유니버설아트센
 터(38회 공연)
- 2007년 7월 20일~9월 9일
 서울 호암 아트홀 (61회 공연)
- 한국 초연 이후 현재까지 800회 이상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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