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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초대석] 최연혜 철도대학장

“대륙을 달리는 그날을 위해 韓國철도는 쉼없이 달릴것”

최연혜(52) 철도대학장은 ‘광야(曠野)’을 꿈꾼다.

평양을 건너 중국과 시베리아를 지나 인도와 유럽에 이르기까지 철도가 달릴 길은 아직 멀다. 그래서 최 학장은 조용히 움직인다. 우리나라 철도가 대륙을 달리는 그 날을 꿈꾼다. 최 학장의 가느다란 음성은 명확했고, 조용한 미소 뒤에는 강한 자신감의 향내가 봄내음을 타고 물씬 배여났다.

 

“한국의 철도 수준이 세계 5위 정도 된다. 유럽지역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띄지만 규모 면에서는 구 소련을 포함한 러시아 지역, 중국 및 인도 등이 우리나라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시장이 크다”
 

 

 

 

-그럼 우리나라 철도가 그럼 세계적이라 할 수 있겠네요?

“우리의 고속철도는 세계 5번째고 기술 습득은 세계 4번째다. 이제 철도 강국의 반열에 올랐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우리와는 다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각각 8만km에서 9만km 정도의 넓은 철도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얼마나 되죠?

“우리나라는 비교도 안될 많큼 짧다. 한 3천300km 정도 될것이다. 중국과 러시아 사람들은 짧은 레일을 가진 우리나라의 기술력을 원한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대륙으로 가야한다는 거다. 적어도 철도는 그렇다”

-우리나라의 철도 수준을 나는 처음 알았는데, 내친김에 그 주체가 궁금하네요. 그럼 철도대학의 역할이 중요하겠네요?

“세계 철도는 ‘국립 철도대’ 위주로 움직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 같은 경우는 평양철도대가 5년제고, 러시아나 중국 등이 모두 국립 철도대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아무래도 국가 기간산업이다 보니 국가에서 관리하게 됐다”

-우리나라 철도가 대륙으로 진출한다는 것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꼭 그런 것 만은 아니다. 이미 작은 결과물들이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자면 ‘아시아 포럼’ 같은게 그런 것이다”

-포럼이요? 철도문제도 그런 것을 하고 있나요?

“그렇다. 한국철도대학과 유라시아, 몽골, 러시아 및 카자흐스탄, 중국, 인도 그런 나라들과 아시아 포럼을 준비중이다. 빠르면 6월 첫 만남이 이뤄지는데, 중요한 건 거기에 평양 철도대를 참여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첫 모임 장소도 북한이 나오기 쉬운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

-그럼 공산권 국가나 제 3의 국가가 적당하겠네요?

“그렇다. 그래서 지금 잠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곳이 중국이다. 평양철도대학이 참여하고 우리나라가 참여국의 11개 대학 중 총체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외국에서 우리나라 철도대의 역할보다 국내 위상은 그렇게 확고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를테면 철도대 민영화도 그런 활동과는 반하는 것인데?

“지금 철도대 문제는 과거 참여정부 시절 철도청 민영화와 같은 선상에 있다고 보면 된다. 쉽게 말해 참여정부에서 철도청을 한국철도공사로 민영화 시켰다. 한국철도대도 철도청 산하에서 건교부로 옮겨진 게 그 이유다”

-당시 민영화때 철도청 차장을 엮임하지 않은가요. 그럼 철도 민영화의 중심에 서 있었는데?

“그렇다. 정부의 방침에 따라 부사장의 직책으로 철도청과 한국철도공사 두 군데를 다 거쳤다. 지금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도 그때 초대 한국철도시설공단 사장을 지냈다”

-일반인들이 모르는 많은 일들을 하고 있지만 철도대학이란 곳은 그리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은데?

“철도대는 100년의 전통을 가진 학교다. 일제때 만들어져 용산캠퍼스를 거쳐 현재 의왕시에 자리잡은게 30년이 조금 넘었다. 그 동안 많은 인력들을 배출했으며, 이 들이 곧 우리나라 철도산업을 짊어지고 나가고 있다”
 

 

-의왕에 30년 넘게 자리 잡았다면 주민들과도 상당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을것 같은데요?

“의왕시 80%가 그린벨트로 묶여있다. 그런 면에서 실질적으로 의왕은 우리나라 철도의 메카다. 그야말로 산·학·연이 다 자리잡고 있다. 철도대가 있고 각종 연구시설 및 철도 관련 회사인 ‘로템’도 의왕에 있다. 지역과 같이 발전하자는 게 나의 모토다”

-지역과 가까워 진다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일단 의왕시와 대화를 개방하는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지역의 공부방과 학교투어 등 주민들은 철도대가 100년이 된 지 모르지만 이런 행사에 참여해 철도를 알고 우리는 주민들을 알게 될 것이다. 5월부터는 외국인도 이 곳을 찾고 여러가지 변화되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시베리아 횡단철도’라는 책을 쓰셨는데. 평소 철도에 애정이 많으신가요?

“기차 타는 것을 좋아 한다. 지난 99년부터 시베리아 철도를 조금씩 타기 시작했다. 2001년과 2002년 시베리아 철도를 끝까지 타봤다. 21일 정도 걸리더라. 일반인들은 매우 지겹고 힘든 시간인데 철도의 역사와 우리나라 철도와 비교해서 타면 재미있다”

-시베리아철도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곳은 어디인가?

“시베리아 철도는 야생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여행상품이다. 바이칼 호수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러시아가 전쟁을 치르고 유럽의 문화를 본 장교들이 바이칼에서 그 문화를 꽃피웠는데 자연이 예술인 곳이다”

-‘러시아 통’이라 들었다. 독일에서 공부하신분이 왜 러시아 통이라는 소릴 듣게 됐는지?

“러시아를 굉장히 많이 다녔다. 우리가 피해갈 수 없는 곳이 중국과 러시아인데 그 곳 철도대학과 교류를 한 것이 친구가 됐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사람들을 알게 됐다”

-과거 한명숙 총리시절 정계에도 도움을 준 사연이 있었다는데?

“근본적으로 러시아는 철도대학장의 파워가 쌔다. 거의 대통령 수준이다. 공산국가에다 국가 기간산업을 도맡고 있다 시피 해서 그런지 학연으로 만나 자연스레 친구가 됐다. 그러다 보니 정계 사람들도 어느정도 알게 됐다. 한 총리가 당시 러시아를 방문하면서 도움을 준 적이 있다. 아마 내가 정치적 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러시아쪽에서도 그냥 친구삼아 부탁을 들어준 것 같다”

-솔직히 여자 학장이라 놀랐는데, 경제학을 공부한 것이랑 철도랑 무슨 연관 관계가 있나요?

“독일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교수 모집 공고를 통해 학교에 오게됐다. 우리나라는 철도 엔진에 대한 공부를 한 사람은 많지만 경영학은 적다. 철도 산업에 대한 역할과 정책 차원의 역할을 많이 했다”

-최근에 불거진 학교문제를 얘기 안할 수 없는데?

“국토해양부 장관이 바껴서 잘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철도대 문제가 정치적인 문제로 변질되지 않고 큰 안목에서 추진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단 동창회에서는 학교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한국철도대라는 브랜드가 없어 지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다”

-그럼 학장님의 견해는 어떤가?

“나는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 중요한 건 철도대가 더 발전적으로 나가는 데 있다. 한국철도대는 외국서도 다 안다. 하지만 고려대는 모른다. 적어도 철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고려대 브랜드 보다는 한국철도대가 더 인정받는 게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학교가 더 잘 될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바람이다”

 

 

 

최연혜 철도대학장 프로필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 학·석사
독일 Univ.of Mannheim 경영학 석사·박사
1995.08 ~ 1997.0   산업연구원(KIET) 초청연구위원
1997.02 ~ 2004.11 한국철도대학 운수경영학과 학과장
1999.03 ~ 철도청 업무평가위원회 위원장
2001.09 ~ 2003.02 건설교통부 철도산업구조개혁추진위원회 위원
2003.09 ~ 철도청 철도운임·요금정책심의위원회 위원장
2004.05 ~ 과학기술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사전평가위원회 위원
2004.11 ~ 2005.01 철도청 차장
2005.01 ~ 2007.04 한국철도공사 부사장
2007.04 ~ 현재 한국철도대학 학장
2007.10 ~ 현재 CMB 방송국 ‘최연혜의 리더스’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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