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위조수표를 사용한 외국인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도 30분이나 지나 출동하는 바람에 용의자를 놓치는 일이 발생했다.
6일 분당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9시17분쯤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 김모(42·여) 씨의 제과점에 한 흑인 남자가 들어와 2만원 어치의 초콜릿을 사면서 계산대에 있던 가게 아르바이트생(20·여)에게 10만원짜리 수표를 건넸다.
이어 이 남자는 ‘악수를 하자’며 아르바이트생의 손을 잡고 만지는 등 한동안 놔주지 않았고 겁에 질린 아르바이트생으로부터 현금 8만원을 거슬러 받은 뒤 가게를 나갔다.
주인 김 씨는 “잠시 가게를 비웠다 들어 왔는데 아르바이트생이 겁을 먹은 듯 울면서 자초지종을 말해 그 흑인이 주고 간 수표를 확인해보니 위조 수표였다”고 말했다.
이에 김씨는 곧바로 오후 9시32분쯤 112에 신고했으나 경찰은 30분이 지난 오후 10시1분쯤에야 제과점에 도착했다.
김 씨는 “지구대에 신고하면서 ‘방금 외국인 한 사람이 위조 수표를 내고 갔는데 용의자가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빨리 오면 잡을 수 있다’고 말했고 지구대와 고작 1~2분 거리에 있어 금세 용의자가 잡힐 줄 알았는데 30분이 지나도록 경찰은 나타나지 않았다”며 “경찰이 용의자를 코앞에 두고도 일이 많다는 이유로 범인을 놓쳤다”고 분개했다.
김 씨는 이어 “당시 경찰이 ‘지금 너무 일이 많다. 줄서서 기다리라’고 말했다”며 “시민이 범인을 잡을 결정적인 제보를 했는데도 무슨 대형마트에서 계산하기 위해 줄서는 것도 아니고 ’줄서서 기다리라’는 등 나몰라라 하는데 어떻게 경찰을 믿고 치안을 맡기겠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곡지구대 관계자는 “흑인이 제과점을 나간 뒤 20여분이 지나 112 신고한 것 같다”며 늑장 출동에 대해 “당시 오후시간대로 절도, 폭행 등 사건 처리로 바빠 지연 됐다”고 밝혔다.
한편 경기지방경찰청 감찰계는 해당 지구대의 이번 사건 대처에 문제가 있었는 지 직원들을 상대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