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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대접 못받는 ‘십원’ 의 굴욕

공중전화·자동판매기 등 새 10원 인식 못해 “차라리 예전이 낫다”

“이 십원짜리야~”

친구들끼리 장난삼아 하는 이 말이 진짜 욕이 됐다.

반짝 반짝 빛나는 황금 구리옷에서 날렵한 붉은 알루미늄 옷으로 새롭게 갈아입은 10원짜리 동전이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돈임에도 돈 구실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새옷을 입고도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는 10원짜리 동전의 처지를 들여다 봤다.

◆차라리 옛 것이 낫다? = TV 속 한 연예인이 하루에도 열두번씩 외쳐되는 ‘신상구두(새로 나온 구두)’가 인기를 끌고 핸드폰도, 컴퓨터도, 자동차도 무조건 새 것이 최고인 시대. 하지만 이 말은 새 10원에게 통하지 않는다.

지난 2006년 12월 18일 정부는 예산절감 차원에서 10원짜리 주화를 기존 구리 소재에서 값싼 알루미늄 소재로 새롭게 바꿨다. 지름과 무게도 18㎜, 1.2g으로 기존(22.86㎜, 4.06g)보다 크게 줄였다.

하지만 이렇게 변한 외양이 결국 새 10원짜리 동전에게는 불행의 시초가 됐다.

새 10원짜리의 외모를 공중전화기와 자동판매기가 따라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자동판매기는 새 10원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공중전화기 역시 지난해까지 약 1천대만이 새 10원을 인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전체의 10%도 안되는 미비한 수준이었다.

직장인 이모(28)씨는 “얼마전 그동안 모아놨던 10원짜리를 사용해 음료수를 마시기 위해 자동판매기를 찾았다”며 “하지만 새로 나온 10원짜리를 자동판매기에 넣었더니 인식을 못하고 그냥 동전이 기계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 씨는 “옛날 10원짜리 동전은 대부분 자동판매기나 공중전화를 쓰는데 이용했는데 새 10원은 그마저도 안된다”며 “차라리 옛날 10원이 더 낫다”고 덧붙였다.¶◆나 돈 맞어? 슈퍼마켓, 은행에서도 찬밥신세 =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김장수(54·조원동)씨는 요즘 10원짜리 동전을 내는 손님들이 못마땅하다.

김 씨는 “슈퍼마켓에서도 10원짜리는 처치 곤란이라서 계산을 하다가 10원 단위가 나오면 그냥 버림해서 없앤다”며 “그래도 굳이 10원짜리를 내는 고객들이 있는데 야속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10원이 찬밥인 것은 은행도 마찬가지였다. 수원시 인계동에 위치한 한 은행은 아예 동전 교환 창구 앞에 ‘동전 교환은 업무가 바쁘지 않은 오전에 이용해 달라’고 적시해 놓았다.

또 다른 은행에서도 10원짜리 동전을 교환하기 위해 찾아온 고객들에게 교환보다 통장을 만들어 저금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이 은행 직원은 “10원짜리 동전교환업무는 교환하는데 드는 기계비나 인건비에 비해 은행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차라리 고객 확보를 위해 저금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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