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에 따른 소값 하락으로 축산농가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평택에서 한 축산농민이 극약을 마시고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5일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5시50분쯤 평택시 청북면 유모(57) 씨의 집 안방에서 유 씨가 농약을 마시고 신음하는 것을 부인(64)이 발견,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유 씨는 병원 치료를 받던 지난 3일 오전 2시55분쯤 끝내 숨을 거뒀다.
유 씨가 발견된 방안에서는 농약을 따라 마신 것으로 보이는 커피잔과 반쯤 남은 농약병이 발견됐다.
옥길2리 이장 김종일(66) 씨는 “유 씨가 지난해 12월초 송아지 12마리를 들여 키우다가 설사로 모두 죽은 뒤 현재 키우는 젖소 육우 25마리의 출하를 한 달 앞두고 있는데 최근 소값마저 폭락하자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하고 매일 술을 마셨다”며 “음독 전날(지난달 30일)에는 유 씨가 1천200㎡ 면적의 밭에서 키우던 가지까지 서리로 냉해를 입어 충격을 더 받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유 씨가 소값 하락에 이어 냉해로 농사를 망치자 이를 비관, 자살을 기도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