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주민들이 벌이고 있는 ‘광우병 쇠고기 반대’ 현수막 걸기 운동을 일부 동(洞) 통장들이 철거를 요청하는 등 단속에 나서 시민들과 네티즌들이 반발하는 등 마찰을 빚고 있다.
18일 현수막 걸기 운동을 주도한 ‘맑은 내 사람들’과 주민들에 따르면 ‘우리 집은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반대한다’는 현수막을 지난 14~15일 이틀간 점포와 가정주택 등 200여 곳에 내걸었다.
이런 움직임에 일부 통장들은 16일 현수막을 내건 가정과 상점을 찾아가 “현수막을 무단으로 거는 것은 관련법에 저촉될 수 있느니 떼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주민자치위원들에게 ‘가정집 아파트 베란다에 불법 현수막 게첨 행위는 법에 저촉될 수 있으니, 주민들의 자제를 홍보 및 계도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란 글을 휴대전화기 문자메시지로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맑은 내 사람들’회원인 문영배(47)씨는 “동네 한 주부는 그런 통보를 받고 불안하다고 했고 또 다른 주민은 출타 중에 경비실에 철거 종용을 하고 갔다는 사실을 전화로 나에게 알려와 회원들이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은 누리꾼들이 포털 사이트에 올려 삽시간에 알려져 주민들과 네티즌들은 크게 반발했다.
이날 관련부서엔 항의전화가 빗발쳤고 시 홈페이지는 접속자가 폭주하면서 한때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과천시 홈페이지 ‘시장에게 바란다’ 코너에도 항의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구모씨는 “나도 현수막을 만들어 집 앞에 걸 생각이다”며 “광고물도 아닌데 철거는 너무하지 않느냐”고 했고 김모씨는 “현수막 철거를 강요한다 들었다. 국민의 소리를 막지 말라”고 경고했다.
‘맑은 내 방과 후 학교’ 시설장인 이해정(40)씨도 “이런 식의 단속은 주민들 간 갈등만 야기하는 것으로 방법이 나쁘다”며 “시민들이 걱정하는 것을 시가 안다면 고민을 같이 하는 자세를 보여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과천시의회 서형원 의원은 현수막 철거는 과천시가 개입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일개 동주민센터가 통장들에게 그런 지시를 할 리가 없다”며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노력하는 주민들을 시가 막고 나선 것은 어이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광고물이 아닌 개인 의사를 표시한 현수막의 관련법 저촉여부는 상부나 법률전문가들의 의견과 자문을 구해 집행할 문제로 철거는 유보상태에 있다”며 “시가 통장이나 주민자치위원들에게 현수막 철거를 지시한 적은 절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