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주마가 경마역사상 최초로 해외에 진출, 외국 마필들과 한판 승부를 벌인다.
KRA 한국마사회는 7월께 미국 동부지역 경마장에서 개최되는 대상경주와 일반경주에 참가할 마필 2두를 오는 28일부터 내달 1일까지 마주들의 원정신청을 받아 출주시키기로 결정했다.
신청조건은 국산마 1~2군 중 상금순위 상위마필 중 3~7세 연령으로 하나 성별 제한은 없다.
원정대상국을 미국으로 정한 이유는 검역조건과 출주환경 때문이다.
호주, 뉴질랜드, 두바이, 일본, 유럽 등은 경주마의 검역협정이 체결돼 있지 않아 현재로선 출주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미국은 일반마필과 경주마 검역이 나눠져 있지 않고 검역조건도 까다롭지 않아 애초부터 해외원정국 1순위로 꼽혔다.
KRA 경마전략팀 정태인 과장은 “원정국 선정은 검역조건과 경마장 주로, 출전가능 경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했다”며 “앞으론 검역문제가 해결되면 두바이로 원정을 가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첫 해외원정 대상국가인 미국의 경마수준은 ‘천차만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각 주 별로 경마시행규정이 다르고 경주 수준도 경마장 별로 제각각으로 경주마들은 수준이 낮은 경마장에서 뛰다가 능력을 인정받으면 점차 높은 수준의 경마장으로 옮겨간다.
하지만 경마산업의 규모가 방대하고 경주마들의 숫자도 많아(연간 40,000두의 경주마 생산)상위 경주마들의 능력은 한국의 경주마들보다 훨씬 뛰어나다.
미국 현지에서 중위권 경마장을 맴돌다가 한국으로 건너온 ‘섭서디’(외산 l군)가 지금은 외산마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대략 짐작이 갈 정도다.
KRA는 첫 해외원정에선 상금 3~5만 달러 수준의 경주들을 목표로 하고 있다.
KRA는 해외원정에 참가하는 마주들에게 검역과 수송비용, 현지 위탁관리비용을 전액 부담하고, 매월 천만 원가량의 장려금과 대상경주 입상 시 상금과 별도로 인센티브를 지급키로 했다.
이는 해외원정마로 선정되면 장기간 국내경주에 출전할 수 없는데 따른 지원책이다.
해외원정 등 KRA의 국제화추진 프로젝트는 한국경마의 국제적 위상을 강화해 한국이 PARTⅠ국가에 진입(현 PART Ⅲ)을 위한 전략적 단계다.
PARTⅠ진입에 성공한 일본은 2006년 호주 멜버른컵에서 자국마가 1~2착을 기록하는 등 서구의 경마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마사회 관계자는 “미국 경마장 대부분은 미국 전역에 동시중계를 해 최소 수십만 명이 한국경주마의 출전모습을 지켜본다”며 “기수들의 복색에 태극문양이 들어가 국가 인지도를 높이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