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8 (일)

  • 맑음동두천 20.4℃
  • 맑음강릉 21.1℃
  • 구름조금서울 23.8℃
  • 구름많음대전 23.8℃
  • 흐림대구 24.9℃
  • 박무울산 24.5℃
  • 박무광주 23.8℃
  • 박무부산 27.0℃
  • 맑음고창 20.9℃
  • 맑음제주 26.9℃
  • 맑음강화 20.4℃
  • 구름조금보은 22.4℃
  • 구름조금금산 22.4℃
  • 맑음강진군 24.0℃
  • 구름많음경주시 24.8℃
  • 맑음거제 25.5℃
기상청 제공

[인터뷰] 이명자 이천교육장

상대방 배려하는 ‘우분투 철학’ 강조 초·중 교육계획 반영
영어 교과별 수업자료 적극활용 등 새 정부 교육해결 ‘톡톡’

 

“제가 왜 이 자리에 있습니까? 학생, 학부모, 교사가 있기에 존재하는 것이지요. 즉 상대가 없으면 제가 존재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나’를 있게 한 ‘당신’은 중요한 존재입니다.”

이명자 이천교육장의 우분투(Ubuntu) 교육철학이다. 이천교육청은 우분투의 발원지로, 그 중심에는 이명자(李明子·61) 교육장이 있다. 우분투(Ubuntu)는 남아프리카 지역 반투족의 말로 ‘당신이 있기에 내가 있다(I am because you are)’는 상생과 배려, 동료애, 박애를 뜻한다.

 

이천교육청에서는 우분투 사용이 마치 구호처럼 일상화돼 있다. 전화 인사말에서부터 건배사에도, 심지어 각급 학교 교지에도 이 말이 자연스럽게 쓰이고 있다. 당연히 교육청과 초·중학교 교육계획에도 우분투가 반영돼 있다. “조직 속에서 인간관계를 바람직하게 유지하는 비결은 ‘나보다 당신이 더 중요하다’는 우분투 철학을 새삼 강조하는 이 교육장을 만나 우분투를 바탕으로 한 교육세계와 이천교육의 미래 등에 대해 들어본다.

우분투는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노동당 고별행사에 참석해 “우분투 덕분에 사회가 풍요로와졌다”라고 말한 후 큰 반향을 일으키며 지구촌 곳곳에 전파되고 있다고 한다. 이명자 교육장은 바로 이 우분투를 교육에 접목시켰으며 우분투 덕목은 교육에 꼭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학부모들도 이 우분투의 뜻을 듣고는 공감하며 함께하자고 다짐했다고 한다. 교육 바로 세우기에 그리고 인성지도, 생활지도도 우분투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육장의 인생관과 세계관은 웃음이다. 이 교육장은 이름과 얼굴 표정 그대로 밝고 명랑하다. 웃음이 많고 발랄하다. 인생관도 “스스로 즐거움을 찾아 웃으며 살자”이다. 그의 생활세계에서는 “웃음은 인생 성공의 계약서이며 행복의 저금통”이라는 것이다. 그는 말한다. 행복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고.

 

미소띤 얼굴은 누구도 싫어하지 않는다고. 그는 조삼모사(朝三暮四)를 새롭게 해석한다. 요즘에는 상대방과 통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너’에게 맞추면 통하니 싸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기는 사람은 그 사람 밑에 선다고 한다.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삶의 지혜는 상대방을 존중하는데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그의 교육철학의 바탕은 “교사인 나는 학생이 있기에 존재한다”이다. 학생은 중요한 존재로 교사는 그들을 행복하게 해 줄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학생을 사랑으로, 믿어주는 마음으로, 기다려주는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고 한다. 또한 “교사는 봉사하는 마음이 있어야지 사익(私益)을 챙기려 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역시 우분투 정신이 배어 있다. 조직 속에서 인간관계를 바람직하게 유지하는 비결로 “나보다 당신이 더 중요하다”는 우분투를 내세운다.

이 교육장은 그러면서 “스스로 마음이 불안정하거나 나의 주장이 강하다고 느낄 때는 우분투를 생각하며 마음을 가다듬는다”며 “우분투 때문에 지금의 내가 여기 있다”고 서슴없이 말했다. 그는 또 “상대방이 편해야 내 마음이 편하다”며 “그래서 인간관계가 원만하다는 평을 듣는다”고 한다.

그는 여성 교육장답게 “교육계에서도 여성의 특성을 살려야 한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데 한국 여성의 아름다움, 부드러움, 섬세함, 따뜻함, 민첩함 등 모성적인 특성을 발휘해야 한다”며 “21세기는 여성의 시대다. 여성의 특성이 우위가 되는 세상이다. 그래서 남성도 여성화되어 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 민주적인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로서 직원들이 편안하고 즐겁게 일해야 아이디어와 창의력이 생긴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헬스센터를 정비하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영어회화와 오카리나 연수를 하고 있다.

교육청의 한 직원은 “이 교육장님은 누구와도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어 현장과의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이천교육의 자랑으로는 우분투 실천 교육, 실생활 영어 교육, 이섭대천 독서교육을 꼽는다.

특히 전교과 선생님들이 수업시간에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장학자료 ‘영어로 진행하는 교과별 수업 자료’(Anybody can teach in English/누구나 영어로 수업할 수 있어요)는 학교 생활영어, 교과 공통영어, 각 과목별 교실영어로 구성돼 있는데 영어 전공 교육장이 야심차게 내놓은 작품이다. 이명박 정부의 영어교육 해결방안을 이 교육장이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장은 앞서가는 교육자적 안목으로 비전과 진로를 제시하고 실천에 옮기도록 멘토 역할을 해 주어야 한다”는 그는 ‘학생은 우리들의 자식’, ‘학부모는 나와 같은 동료’, ‘교직원은 우리 가족’이라고 보고 있다.

이명자 교육장은 “글로벌 매너를 지닌, 우분투 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배려하며 생활하는 학생, 교직원, 학부모 상(像)이 곧 바람직한 인간상”이라고 제시하고 “I‘m sorry, Thank you를 먼저 말할 수 있는 넉넉하고 여유있는 품성을 지닌 학생을 기르고자 한다”며 “미력하나마 시대가 요구하는 여성성향의 특성을 살려 이천교육의 발전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하고자 한다”고 맺었다.

아직은 생소한 우분투 교육, 이천이 발원지가 되어 경기도 전체로 퍼져 나가고 우리나라 방방곡곡에 전파된다면 배려와 상생의 문화가 아름답게 꽃 피울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우분투(Ubuntu) 이명자 이천교육장의 교육세계, 우리 교육의 희망과 미래에 기대감을 갖게 한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