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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최초 금연마을 김포 석탄4리

“담배 끊고 회춘하세요”

 

 

지난 6월 2일 김포시 하성면 석탄4리 마을회관에서는 경기도 최초의 금연시범마을 현판식과 마을 주민들이 금연 결의를 하는 이색 행사가 치러졌다.

김포시보건소가 추진 중인 금연마을 1호 석탄4리는 84가구에 207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 지역으로서 대부분의 주민들은 50세 이상의 고령자들이다. 금연마을로 선포된 지 한달이 지난 지금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 확인코자 석탄4리를 찾았다.

마을회관에 도착해 보니 ‘금연시범 마을’이라는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금연시범 마을 선포 후 도대체 얼마만큼의 성과가 있는지 궁금했다. 회관 안으로 들어서자 동네 노인들과 부녀회원들이 둘러앉아 있었다. 찾아 온 이유를 설명하자 대뜸 마을 부녀회장인 심상자(64)씨가 자세를 고쳐 앉으며 말문을 열었다.

“금연요? 당연하지요. 우리마을에선 담배 못 피웁니다. 아직도 끊지 못한 분들은 저 벌판에 나가서 피우고 와야 돼요”

부녀회원들은 여기저기서 금연 후의 달라진 모습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아저씨 담배 끊는데 우리가 많은 도움이 됐지요. 이뻐 해 주거든요. 냄새 안 나니까 뽀뽀도 더 해주죠…”

마을 노인회장인 손용옥(78) 할아버지는 50년 이상 담배를 물고 살았고 김영렬(77) 할아버지는 60년 넘게 담배를 친구 삼아 살아왔다. 도시에 살고 있는 자식들도 으레히 담배를 선물로 사왔고 끊는다는 것은 생각해 보지도 않았다.

보건소 관계자들이 금연마을 협약을 맺자고 했을 때만해도 손사래를 치며 야단을 쳤다. 심지어는 ‘죽는 것 보다 싫다’고 까지 금연을 반대했다.

이토록 반대 의견이 비등한 가운데 보건소 담당자와 부녀회원들의 설득으로 어렵사리 금연시범 마을 협약식을 갖게 되었는데 기적 같은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우선 그토록 금연마을을 반대했던 골초 노인회장과 60년 이상 담배를 피워 온 김영렬 할아버지가 금연을 선언하며 제일 먼저 담배를 끊었다.

급기야 이 소식은 마을 전체에 퍼졌고 마을회관을 비롯한 동네 곳곳에서는 금연장소가 늘어갔다. 부녀회원들은 감시자가 되었고 금연자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칭찬이 쏟아졌다.

 

석탄4리 권이복(59) 이장은 “막상 금연마을 선포를 하고 나니까 어르신들이 앞장서서 금연에 동참 하셨고 마을회관 등에서 금연이 실시되자 확산이 빨라져 한달이 지난 지금은 피우는 주민이 몇 명뿐인데 이분들도 끊을려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금연마을의 정착을 위해 보건소에서는 매주 화요일 금연자에 대한 집중관리를 통해 금연의지가 꺾이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으며 석탄 4리를 시작으로 내년도에 3개마을, 2010년엔 5개 마을을 금연마을로 선정할 예정인데 벌써부터 마을 부녀회로부터 지정 요구가 쇄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을회관에 있는 금연일지를 넘겨보니 ‘하루 세갑씩 피우던 우리 영감이 담배를 끊었다’는 부녀회원의 글귀가 있었다.

석탄4리 주민의 100% 금연이 언제 완성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경기도 최초의 금연마을이라는 자부심 속에 온 마을 주민이 하나가 되어 노력하는 모습에서 그 날은 곧 도래하리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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