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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질서·갈등… 정겨운 장터 ‘옛말’

[진단] 5일장, 지역경제 藥인가? 毒인가?

최근 각 지역에서 열리는 5일장을 놓고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연천군의 5일장을 통해 이같은 문제를 살펴본다.

장돌뱅이와 도떼기시장 이란 말을 생각나게 하는 5일장은 예로부터 지역의 특산물 혹은 산지에서 직접 수확한 산나물과 곡류 등이 어우러져 있다.

또 저렴한 가격에 여러가지 물품들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어 주민들에겐 언제나 정겨운 만남의 거리로 기억된다.

교통과 통신이 지금처럼 발달되지 않은 70~80년대 5일장은 농어촌 지역에서는 산나물을 산촌지역에서는 해산물을 만날 수 있었다.

장날이 되면 읍내의 친구들을 만나 막걸리도 한잔 기울이며 이웃집 바둑이가 새끼를 7마리 낳았다는 등 신문과 방송에서는 접할 수 없는 지역사회 여론의 공개장이었던 것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 경제의 발전과 더불어 교통 통신 인터넷 등의 활성화로 인한 5일장은 더 이상 정겨운 거리가 아닌 소수 집단 민원이 야기 되는 이기적인 거리로 변했다.

TV 를 켜면 홈쇼핑채널만 해도 수십 개, 컴퓨터에도 전국을 하루 이틀 만에 택배로 산지에서 직접 수확한 물품들을 배달하는 쇼핑몰도 여러 개가 있다.

대기업이나 거대자본들로 지어진 대형마트들은 지역사회 곳곳에 침투해 그들의 자본에 더하기를 계속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5일장은 지역상인들의 압박과 견제에 밀리게 되고 5일 장터를 이리저리 옮겨야 했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주민 불편사항이 가중돼 많은 민원들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서 연천군 전곡의 5일장을 살펴 연천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먼저 오랫동안 전곡 터미널 주변 상업지역에 터줏대감처럼 자리하고 5일마다 치러지는 장터는 주변상가와 교통량의 증가에 따라 어느새 5일에 한 번씩 치르는 홍역처럼 열병으로 주민들에게 느껴졌다. 이에 따라 전곡읍 주민들과 주변상인들은 연천군에 5일장 이전 검토를 요구 민원을 제기, 군에서는 현 터미널 위쪽 도시계획 도로를 장터로 만들어 사용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연천 주민들을 도외시 하고 시장 상인들이 주축이 되어 장소를 배정하고 자리마다 권리금이 정해져 나이 드신 할머니들이 산나물, 약초, 파, 마늘등 소일거리라도 하려면 자리를 잡지 못하고 ‘배설물 치운 막대기 취급’을 한다며 서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보다도 더 큰 문제점은 현 5일 장터가 도시계획도로 인데다 주차구획을 그어 주차료 징수하는 곳으로 장터 주변의 상가 상인들에게는 혹은 손님과 지역주민들에게는 주차료를 징수하면서 장날에는 5일장 상인에게 무상으로 하루 종일 열어놓고 있다.

또한 장터 주변 무료 주차시설에는 5일장 상인들이 몰고 온 차량들이 하루 종일 차량을 주차한다.

이때문에 지역주민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유료 주차장을 찾거나 무료 주차를 할 곳을 찾기 위해 시내를 몇 바퀴씩 도는 불편함을 매일 겪고 있다.

주민 이모씨(전곡, 48세)는 “5일장 상인 대부분이 타지에서 들어와 세금 한 푼 내지않고 전곡중심지에서 영업을 하면서 주변상인들과 재래시장 등 전곡 지역 경제를 갉아 먹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처럼 5일장이 지역 사회 문제점으로 떠오르자 매 장날마다 연천군청 지역경제과 직원들이 장터에 나와 질서단속에 나서느라 군청의 행정공백까지 우려되고 있다.

5일장이 서민들 삶의 애환이 살아 숨 쉬는 곳으로, 주민들은 싸고 신선한 물품들을 구입하고 이웃들과의 만남의 장도 어느덧 다 옛이야기가 되었다.

군민들은 “연천군이 시내 중심부에 5일장을 만들고 지역주민의 혈세를 써가며 도시계획도로를 연결했는지, 1분 거리도 안 되는 곳의 재래시장은 수십억원씩 들여 현대화, 활성화 한다면서 왜 방치하고 있는 지 모르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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