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제 중 하나인 어린이들의 성폭행 예방에 일조한다는 것에 대해 무한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어요. 막이 내릴 때 아이들이 내용을 이해하는 모습을 보면 일견 대견스럽기도 하고요”
‘나를 알고 나를 지키는 극단’(나나극단)이 인형극으로 어린이들의 성희롱과 유괴를 막는 일에 뛰어들어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들은 과천 거주 주부들로 1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작년 초 창단 후 초등학교와 어린이집을 찾아다니며 공연활동을 펼치고 있다.
30대 후반부터 70대 초반까지 구성된 전체 단원은 총 6명으로 미니 극단이지만 여느 성폭력 예방 단체 못잖은 호소력과 파급효과는 만만치 않다. 창단계기는 남들이 보면 단순하다고 여길지 몰라도 그들로선 대단한 결심이었다.
과천종합사회복지관에서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 이상 가정과 성폭력 상담원으로 봉사해온 이들은 책상만 지켜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 현장을 찾아가는 교육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아이들 상대론 인형극이 적합하다고 판단, 일단 판은 벌여놓았으나 무대장치, 대사, 인형제작 및 조작을 직접 한다는 것은 장난이 아니었다.
당시를 이용희(48) 단장은 이렇게 회상했다.
“전업주부들로선 전문가들이 하는 인형극에 도전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요. 전문가들의 가르침과 조언을 듣는 피나는 연습을 했습니다. 지난해 4월 첫 공연을 앞두곤 두 달 이상 호흡을 맞췄고요”
작년 하반기 5개월, 올해 4~8월까지 10개월 동안 나나극단은 총 50회 초등학교 1학년과 어린이 원생 1천여 명을 대상으로 총 50회 공연했다.
3막으로 짜여진 공연은 주로 또래 성희롱과 면식이 없거나 있는 사람으로부터의 성폭행과 유괴로 짜여졌고 마지막은 공연 내용에 대한 퀴즈를 푸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정훈모(58)단원은 “아이들이 재미난 구성으로 풀어낸 인형극을 통해 성희롱과 유괴에 위험성과 대처 방법을 어느 정도 아는 것을 지켜보면 고생한 보람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오랜 공연으로 익숙해져 대충 연습해도 되겠다는 질문엔 이들은 무슨 소리냐는 듯 지금도 매주 화요일 4시간 넘는 강도 높은 연습과 대본작성, 무대 소품 하나하나에도 엄청나게 신경을 쏟는다고 했다.
최고령자인 김진숙(73)씨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나나극단은 물론 다른 봉사활동을 계속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