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가격이 지난해보다 500만원정도 올랐더라구요. 올해 다른 곳으로 옮기려고 했는데, 보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수원 아주대학교 학생 최모(23·여)씨는 보다 저렴한 전세집을 얻기 위해 근처 부동산에 들렀다가 12% 이상 상승한 전세값에 집으로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씨는 “아직 집주인이 전세금을 올린다는 말이 없어 그나마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침체와 해마다 상승하는 대학등록금에 이어 최근 수원지역의 경우 대학주변 전세가격마저 치솟고 있어 대학생들의 가계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수원지역 전세값 상승은 영통 이의동과 원천동에 조성되는 광교신도시 등 뉴타운과 재개발 영향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뉴타운과 재개발 등으로 전세 수요가 증가하면서 대학생들이 전세집 얻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이같이 전세값이 상승하자 대학생들은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고 이에따라 집주인들도 전세에서 월세로 바꾸거나 월세 형태로 집을 내놓고 있어 전세 물량은 찾아보기 조차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경기대학교 부근 신축 원룸 시세를 살펴보면 전세는 2500~4000만원대, 반지하는 1800~2300만원대를 보이고 있다.
월세는 지상의 경우 보증금 500만원 월세 25~30만원, 반지하는 보증금 300~500만원 월세 20~2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연무동 소재 H공익중개사사무소 이재익 중개사는 “광교신도시 여파로 집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재개발은 구역자체가 정해지지 않은 곳도 있어 이에 대한 영향은 미비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물가상승과 함께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목돈을 보유하고 있는 가정이 줄어들면서 최근 대학생들의 경우 월세쪽을 선호하고 있다”며 “물량도 월세가 많이 나와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주대학교의 경우, 경기대학교 보다는 조금 높은 전세가격을 형성, 지상 4500~5000만원, 지하 3300~3500만원을, 월세 지상은 보증금 500/30~45, 1000/40만원 지하는 500/35~40만원이다.
원천동 D공인중개사사무실 신명수 중개사는 “대학생들의 전·월세 물량이 지난해보다 50% 감소했다”며 “예년에는 대학생들이 1년 주기로 방을 옮기는 경향이었지만 올해는 두 사람이 관리세를 절약하기 위해 방을 합쳐 사용하는 등 움직임 거의 없다”고 말했다.
경희대는 전세 지상의 경우 3500~4000만원, 지하 2500~3000만원, 월세 지상 500/30~40만원, 지하 300/25~3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영통동 소재 경희공인중개사사무소 이용재 대표는 “현재 전세의 경우 물량이 없지만 월세는 20~30% 물량이 남는 상태”라며 “이는 집주인들이 최근의 추세와 임대수익이 많다는 점 등을 들어 월세를 많이 내놓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희대의 경우 기숙사 증설 등 특수한 상황이 겹쳐 대학생들이 자취를 위해 전·월세를 이용하는 수가 20~30%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전세를 살다가 현재 통학을 하고 있다는 경희대 이모(26)씨는 “전세 계약이 끝나면서 집주인에게 재계약을 요청했지만 전세를 월세로 바꾼다며 전세금을 돌려받았다”며 “현재 학교부근 전세값도 200만원 오른 상태에서 어려운 가계에 도움을 주고자 통학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