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시 싱글벙글 밝게 웃어 경마팬들로부터 ‘스마일맨’이라는 별명을 얻은 김옥성 기수(41)가 최근 400승 고지를 점령했다. 현역기수 중 7번째로 400승 수립 당시 통산전적은 5236전 400승 2착 448회다.
인생을 사노라면 희로애락이 수없이 교차하나 그는 ‘언제나 맑음’ 그 자체다.
김옥성 기수의 기수데뷔 동기는 조금 특이하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랐던 그는 소 등에 올라타기를 유난히 좋아했다.
“주위 사람들에게 나를 알리고 싶어 소를 탔는데 높은 곳에서 사람들을 내려다보면 우쭐한 기분이 들곤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런 독특한 취향을 지닌 김옥성 기수는 TV에서 경마경기를 본 순간 “그래 저거다”고 무릎을 쳤고 주저 없이 그 길로 향해 달렸다.
하지만 기수의 길은 그가 생각했던 만큼 녹록치만은 않았다. 우선 49㎏ 이하로 유지해야 하는 체중관리가 무엇보다 힘들었다.
“후보생 시절 한참 혈기왕성했던 그 당시 먹을 것 제대로 못 먹고 운동 한다는 게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정도의 고통이었다”
기수 13기로 데뷔, 올해로 22년째 말에 오르지만 여전히 체중조절은 난제 중 하나다.
하지만 말에 올라 경주로를 달리는 그 희열이 더 컸기 때문에 힘든 기간을 버틸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고등학생 아들과 중학생 딸을 둔 한 가장으로서 자신은 0점 아빠, 0점 남편이라고 스스로 평한다.
“기수는 새벽조교를 나가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들어오면 나는 자고 있고, 깨면 이미 나가고 없어 얼굴보기 힘들 정도”라며 “그래도 불평 한번 부리지 않고 내조하는 아내와 한창 아빠를 찾을 나이에도 잘 견뎌준 아이들에게 감사한다”는 말로 미안한 마음을 대신 전한다.
바쁜 시간을 쪼개 작년 재활승마 자원봉사한 것은 사회 소외계층과 호흡하는 또 다른 경험이었다.
“장애아들이 하루하루 상태가 호전되는 모습을 보니 큰 보람을 느꼈다”며 “그들 역시 우리 사회구성원 하나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란 사실과 편견이 끼치는 해악도 동시에 알았다”고 했다.
그는 올해는 조교사 시험 준비와 개인사정으로 못한 봉사를 내년부터 꾸준히 참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말 등에 올라 최선을 다해 말몰이를 하는 것이 직업인 동시에 취미인 탓에 다른 취미를 가져보지 못한 그는 어쩌면 어린시절 소에 올라타 우쭐했던 그 때 그 시절 기분을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잊지 않고 즐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