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짜기를 굽이돌아 떨어지는 폭포소리는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버리면서 기분이 상쾌해진다.
콘크리트 숲으로 둘러싸인 도심에 자리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자연의 교향곡을 들으며 근무하는 일은 상상만으로도 신나는 일이다.
과천시청 옥상이 딱딱한 분위기를 연출하던 시멘트 옷을 벗어던지고 폭포와 꽃, 나무가 어우러진 자연의 공간으로 화려한 변신을 했다.
그 덕에 직원들은 한발만 내딛으면 맑고 청아한 폭포소리와 철마다 피는 꽃을 보는 호사(?)를 누리게 되었다.
과천시는 시장집무실 반대편 복도를 따라 문화체육과 앞에 위치한 2층 옥상 조경 사업을 최근 마무리지었다.
옥상조경 취지는 도시 열섬화 현상 방지, 에너지 절감, 온실가스 감축 등 초등학생이 들으면 머리 아픈 내용이 담겨있으나 직원들은 하루아침에 내 집 고급스런 정원처럼 바뀐 모습을 무척 반기고 있다.
옥상조경 총 면적은 1천510㎡. 그다지 크다고 볼 수 없는 공간이지만 참 예쁘게도 꾸며 놓았다.
금낭화, 꽃범의 꼬리, 비비추, 부처꽃, 무늬 둥굴레, 제비동자, 노란 붓꽃 등 47종 3만여 본의 야생화와 자산홍, 남천 등 8종 1천340주의 관목이 심겨져 있다.
촘촘히 심겨져 있는 야생화는 봄, 여름, 가을 계절에 따라 눈처럼 하얀 꽃과 연분홍, 진홍, 자색 등의 꽃을 피워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해줄 참이다.
압권은 ‘명당경’(明堂景)이라 명명한 작품이다. 제주도 화산석을 이용한 이 석부작은 3개의 봉우리 중 주봉인 높이 2m, 폭 30㎝인 명당맥에서 폭포가 떨어지도록 설계했다.
울퉁불퉁한 화산석엔 눈향, 돌단풍, 소사나무 등을 심어 명산을 옮겨 놓은 듯 분위기를 연출했고 상단부엔 바위 틈새에 뿌리를 내려 끈질긴 생명을 이어가는 소나무의 모습을 연출했다.
옥상조경은 직원들의 업무능률 향상과 정사함양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문화체육과 신동선 문화팀장은 “머리를 식히려 잠시 옥상에 나가 폭포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느긋해지고 편안함을 느낀다”고 했고 총무과 윤대중씨는 “마치 공원에 온 느낌을 받아 너무 좋다”며 “업무 집중도도 이전보다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시청을 찾은 민원인들도 감탄사를 연발한다.
이희정(45·중앙동)씨는 “단독주택에 살지만 정원이 이처럼 좋지 않다”며 “명당경을 보니 우리 마당에도 설치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고 말했다.
시는 내년엔 개인주택과 상가에 70% 사업비를 지원하는 등 옥상녹화를 확대할 계획으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