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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했던 일본, 그들만의 여행

소년·소녀의 여정 통해 패전직후 풍경 생생히 그려내
근대 일본을 ‘늑대’로 상징화해 표현…문학상 수상作

 

웃는 늑대

쓰시마 유코 글|김훈아 옮김

문학동네|416쪽|1만2천원.

패전 직후 정글 같은 일본 땅, 열두 살 유키코는 열일곱 살 소년 미쓰오를 따라 머나먼 길을 나선다.

어머니를 모르는 소년과 아버지를 모르는 소녀의 여행.

그것이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유괴사건의 시작이었다.

미쓰오는 유키코의 새 교복과 가방을 헌옷으로 바꾸고, 유키코의 머리카락을 잘라 소년으로 변장시킨 뒤, 형제로 가장하고 여행을 떠난다.

두 사람은 서로를 ‘정글북’에 등장하는 대장 늑대와 숲에 버려진 인간 소년의 이름, ‘아켈라’와 ‘모글리’로 부른다.

아켈라라 불리는 미쓰오는 비록 유괴범이지만, 몸값을 요구하지도 폭력을 일삼지도 않는다.

여행은 우에노에서 후쿠시마, 야마가타, 닛포리까지, 북으로 남으로 서로 계속된다.

실종된 유키코를 찾는 기사들이 신문을 도배하고, 결국 둘의 고난에 찬 여행은 아켈라의 ‘체포’와 모글리의 ‘보호’로 막을 내린다.

일본 아시히 신문사에서 주회한 ‘오사라기지로문학상’을 수상한 쓰시마 유코(津島佑子)의 ‘웃는 늑대’가 출간 됐다.

‘웃는 늑대’에서의 늑대는 근대 일본이 잃어버린 고독하면서도 숭고한 존재를 상징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독특하고 매력적이다.

어린시절에 익히 들어온 옛날이야기나 동화 속에 등장하는 늑대는 늘 악역이지만 소설 첫 부분에서 늑대를 다루고 있는 작가의 늑대는 ‘애정’이다.

엄격하면서도 고결한 세계를, 더 보탤 것도 뺄 것도 없이 그대로 바라보는 소년의 손에 이끌려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된다.

작가 쓰시마 유코는 “지금도 일본 사회의 얇은 한 꺼풀을 벗겨보면, 그곳에는 바로 패전 후의 혼란했던 세계가 그대로 펼쳐져 있다고 믿고 있다”며 “늑대라는 동물을 좋아해 그와 관련한 장편소설을 기획하게 되었고, 그래서 실제로 등장하지는 않지만 늑대라는 상징이 소설 전체를 끌고 나간다”고 늑대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서두를 장식하고 있다.

파리대학 국립 동양언어문화연구소에 초청되어 일본 근대 문학을 강의하는 등, 해외 교류에도 관심이 많은 작가는 한국문학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한국 작가들과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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