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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무대 휘젖는 ‘몽상가’

따뜻하고 유쾌한 모노드라마… 연극 ‘돈키호테’
자크 브르고 연출·출연 도맡아 열정의 무대 선사
10일,11일 고양아람누리 새라새라극장서 막올라

 

 

무대 중앙에 홀로 등장한 한 남자가 400년 전 세르반테스가 탄생시킨 돈키호테를 관객들 앞으로 불러낸다. 그리곤 허름한 무대로 속속들이 나오는 양떼와 풍차는 상상 속의 존재보다도 더 실제적이며 ‘둘시네아’는 그 누구보다도 아름답고 ‘로시난테’의 발굽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우렁차다. 냉혹한 현실과의 싸움에서 뼈아픈 패배를 경험하기도 하고, 순진한 믿음과 이상으로 웃음거리가 되기도 하는 이 영원한 몽상가는 희극과 비극, 이상과 현실을 넘나들며 무대를 꽉 채워준다.

21세기 음유시인이 17세기 서사시로 선보이는 스펙터클 스탠드업 코미디 ‘돈키호테’가 오는 10, 11일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에서 막이 오른다.

텅 빈 무대에서 세르반테스와 돈키호테, 산초 등의 다양한 배역을 소화해낸 벨기에 태생의 자크 부르고가 연출과 출연을 동시에 한 작품이다.

자크 부르고는 여러 사람들이 오직 자기만을 주시하고 있는 긴장 속에서도 그 공간 안의 흐름을 유머로 주도할 수 있는 배우로 지난 ‘2007년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 초청되어 크게 사랑 받은 프랑스 배우로 알려져 있다.

웃을 때마다 깊게 파이는 그의 눈가의 주름은, 예순이 다 되어가는 ‘사람 좋게 생긴 배우’가 무대 밖에서도 무대 위에서처럼 여유롭고 유쾌하게 살아왔을 것임을 짐작하게 한다.

오렌지를 먹다가 셔츠에 잔뜩 즙을 흘리고도 창피한 줄 모르고 이어지는 그의 과장된 몸짓은 사람들의 호감을 사고, 자연스럽게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박수로 이끌어낸다.

게다가 ‘돈키호테’라면 풍차 정도 밖에는 떠오르는 것이 없을 관객조차도 무대 위의 공간을 마음껏 휘젓는 그의 몸짓에는 마음을 빼앗길 수 밖에 없다.

풍부하고 섬세한 그의 표현력은 무대로 쏟아내는 온갖 그의 프랑스적 의성어와 의태어들을 심지어 한국적인 무언가로 들리게 할 정도이다. 또한 그가 온통 땀으로 그의 이마와 머리카락을 적시고, 허리춤에서 슬금슬금 삐져 나온 셔츠차림을 한 채, 정신 없이 공연의 중반부로 달려올 때쯤이면 이미 관객은 이 한없이 사랑스럽고 열정적인 배우에 대한 신뢰감으로 그가 능청맞게 연기해 내는 새침하고 정숙한 ‘둘시네아’를 정말 ‘있을 법한 존재’로 상상해내게 된다. 관람료 전석 2만5천원. 관람시간 10일 8시/11일 7시. (문의:고양문화재단 1577-7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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