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학 전 어린이와 중장년층을 겨냥한 연극 두 편이 과천시민회관 무대에서 잇달아 선보인다.
어린이들에게 꿈과 무한한 상상력을 일깨워 줄 ‘팥죽할멈과 호랑이’와 지나간 젊은 시절을 회상케 하는 ‘달고나’ 두 작품이다.
전국 각지 순회공연 시 엄마의 손을 잡은 꼬마들의 발길로 북적였던 ‘팥죽할멈과 호랑이’는 연극을 통해 아이들의 창의력을 개발해온 극단 사다리의 인기레퍼토리 중 하나다. 전래 동화를 각종 놀이와 이야기 극화 형식으로 풀어낸 줄거리 자체는 단순하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은 아기자기하다.
남을 위하는 정이 가득한 할머니가 호랑이에게 잡혀 먹힐 지경에 빠지자 알밤, 쇠똥, 절구, 멍석, 지게 등이 차례로 나서 구해준다는 얘기로 보잘 것 없는 약한 존재라도 지혜를 모으고 힘을 합치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교훈을 보여준다.
무대에 사용되는 갖가지 소품들이 악기로 변해 가슴을 파고드는 잔잔한 운율을 들려주고 배우들이 여러 가지 사물들을 의인화하는 동작이 재미있다.
팥을 뿌리고 수확하고 추운 겨울 팥죽을 쑤기까지 사계절을 나타내는 무대장치도 돋보인다.
본 공연 시작 전 아이들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무엇이 될까’로 오프닝을 연다. 형광물질이 칠해진 막대와 훌라후프를 이용, 세모, 네모, 동그라미 등 도형을 그려 상상의 세계로 이끈다.
성장기 어린이에게 따뜻한 정서를 심어줄 ‘팥죽할멈과 호랑이’는 공연은 23~25일 과천시민회관 소극장이며 관람료는 15000원(과천문화가족, 극단 사다리 유료회원 10000원)이다.
‘달고나’는 10월 31일과 다음달 1일 이틀간 시민회관 대극장에 올려진다. 이 공연을 보는 관객은 대중가요와 함께 자신을 스치고 지나갔던 그리운 사람과 안타까웠던 순간들을 회상해 보는 시간으로의 여행을 떠난다.
송창식의‘맨 처음 고백’은 첫 사랑의 달콤함과 애틋함을, 김수철의 ‘젊은 그대’는 방황과 환희, 번뇌가 교차했던 철없던 모습을, 미인(신중현)은 목로주점에서 한 잔의 술을 놓고 친구와 객쩍은 얘기를 나눴던 자신만의 세계인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간다.
시나리오 작가가 꿈이던 주인공 세우가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겪었던 고뇌와 아픔, 기쁨을 표현한 스토리는 굳이 쫓아갈 필요는 없다. 그저 바쁜 도시생활에 치여 마음 한구석 꽁꽁 숨었던 그날을 끄집어내 눈을 지그시 감고 회상하면 된다.
즐거운 일이든 아니든 이제는 추억이란 두 글자로 남은 지나간 날들을 위해….
주크박스 뮤지컬이라 이름붙인 이 작품은 386세대뿐 아니라 젊은 계층에게도 호응을 받아 재작년 대학로 장기공연 시 80%의 객석 점유율을 보이기도 했다.
R석 3만원 S석 2만원(과천문화가족 유료회원 R석 2만2천원 S석 1만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