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인가부터 동네 슈퍼마켓 등에서 거스름돈으로 받은 10원짜리 동전은 천덕꾸러기가 되었다.
1070년대 초반만 해도 시내버스 요금이고 20원이고, 라면 한 개값이 10원이던 시절엔 귀한 대접을 받았으나 이젠 돈의 가치가 급락, 방구석에 뒹굴다 장롱 밑으로 들어가도 아무도 찾는 사람이 없다.
길거리에 떨어진 10원짜리 동전을 줍는 사람은 드물다기보다는 아예 없을 정도다.
과천시 새마을지회가 이처럼 홀대 받는 10원 동전을 불우이웃돕기에 쓸 요량으로 한푼 두푼 모아 화제다.
‘티끌모아 태산’에 도전한 사람들은 지회 산하 6개동 새마을협의회와 새마을금고 회원 2백50여명.
이들은 지난 6월부터 동전 모으기 운동에 들어갔다. 시장에 나가 물건을 살 때나 은행에서 돈을 찾을 때 받은 10원 동전을 돼지저금통에 꼬박꼬박 넣었다. 쉬운듯하나 그런 작업을 잊지 않고 실행에 옮긴 것은 내가 모은 작은 돈이 어려운 이웃에게 밝은 웃음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정성이 듬뿍 담긴 동전은 5개월 동안 28만4천740원이 모였다. 비록 큰 금액은 아니나 알뜰살뜰 모은 10원 동전이라 값어치는 수억 원보다 컸다.
과천동새마을협의회 장수만(52) 회장은 “회원들이 모은 동전을 각동 회장들이 월례회의 때 비닐봉투에 담아 가져왔다”며 “단돈 몇 십원이라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수집하는 것은 성의 없이는 못한다”고 말했다.
과천동새마을금고 회원인 송왕도(여· 38)씨는 “장을 보고 남은 10원 동전을 매일 모았다”며 “큰돈이 아니나마 이웃에게 도움을 준다는 게 흐뭇하다”고 말했다.
새마을지회 이원구 회장은 “동전 모으기로 이웃돕기에 기꺼이 동참해준 회원들이 고맙다”며 “내년에도 이 운동은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 성금은 연말 독거노인 등 어려운 이웃에게 골고루 나눠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