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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식기자의 네팔여행 <3>

神 머무는 산 히말라야 태초 형상 세상 바라봐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본사 최연식 기자는 김포시 금학회의 네팔 문화교류 팀과 합류해, 네팔의 풍광과 문화교류팀의 활동을 취재한 후 귀국했다. 세계의 지붕이라 일컫는 히말라야의 만년설과 네팔인들의 생활상 그리고 그들의 문화와 풍경을 생생하게 보고 온 최연식 기자의 취재기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神들이 머무는 산 히말라야-

마지막 여행지인 포카라는 히말라야를 품에 안고 있어 세계의 알파니스트들과 관광객들로 붐볐다.

여행중 스친 여타 도시보다 깨끗하고 아름다웠으며 고개를 돌리면 만년설을 머리에 인 히말라야의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펼쳐져있어 그 자체가 풍경화로 다가왔다.

포카라에서는 여행 일정 중 하나인 현지 학교 방문이 실시됐다.

포카라 시에서는 최고 좋은 학교였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시설은 과거 우리의 전후(戰後) 피난처의 학교를 연상시킬 만큼 형편없었다. 하지만 아이들의 표정은 밝고 총명 했으며 진심으로 우리의 성의에 고마워하고 있었다.

학교 방문을 마치고 세계의 지붕인 히말라야를 근접해서 보기로 했다. 그렇다고 트레킹할 시간적 여유나 체력도 뒷받침 되지 못했기에 경비행기를 타고 돌아보기로 했다.

20인승 프로펠러 비행기는 보기에도 낡고 위태로워 보였으나 다른 방도가 없었다.

굉음을 내는 비행기가 이륙하자 솜으로 귀를 막았음에도 소음 때문에 옆 사람과의 대화가 불가능 했고 고공에서 히말라야 줄기를 따라 곡예 비행을 하다보니 탑승객들은 히말라야 준봉을 감상하겠다던 야심찬 목적은 뒷전이었고 심한 멀미로 고개를 쳐 박은 채 빨리 지상으로의 착륙만을 애타게 기원하고 있었다.

다행히 과거 군 생활의 경험으로 곡예 비행을 즐길 수 있는 나는, 히말라야의 장엄함과 신비함에 도취되어 연신 카메라를 눌러댔다.

안나푸르나의 만년설이 햇볕에 반사되어 오묘한 빛을 뿜어냈고 산정에서는 거센 바람에 쌓였던 눈이 흩어지면서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눈보라가 가히 장관이었다.

마차푸차레 봉은 거대한 암벽과 빙벽 그리고 빙하를 품에 안고 도도한 자태로 시바신을 모시고 있었으며 8천m 이상의 준봉과 준령들이 태초의 형상으로 세상을 굽어보고 있었다.

카투만두를 떠나 인천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지난 8일간의 네팔 여정을 곱씹어 보았다.

현세보다 내세를 중시하는 선량한 네팔인들의 신앙심과 가엾은 중생들의 삶을 외면한 채 높은 사원의 첨탑에서 내려올 줄 모르는 신들의 거만함, 태어나면서부터 결정되는 계급에 의한 운명, 빈곤한 군상들, 거리를 활보하는 소와 개와 원숭이, 삶의 끝에 한 줌 재로 흔적 없이 강물에 스러지는 육신 그리고 아름다운 유채밭과 신령스런 히말라야의 모습들이 영화처럼 뇌리를 스쳐갔다.

신과 산의 나라 네팔! 가장 아름다우면서도 가장 빈곤한 네팔의 새로운 도약을 기원하며 7시간의 비행을 위해 눈을 감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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