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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양의 미덕으로 유종의 미 장식

과천시청 엄기례 前 공직자
과천시 최초 퇴임식서 장학금 천만원 기탁
명절때마다 환경미화원들에 생필품 전달

 

“금액이 적어 민망하게 생각했는데 언론에서 취재까지 나오니 정말 부담스러워 죽겠네요.”

과천시청에 근무하다 최근 정년퇴임한 엄기례(여· 58)씨.

그녀는 퇴임식장에서 장학기금 1천만원을 선뜻 기탁해 후배 직원들로부터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그간 과천시에 근무하다 퇴임한 공직자는 숱하게 많았으나 자리에 물러나면서 거금을 이웃돕기나 장학금으로 내놓은 사람은 엄기례씨 단 한 사람뿐이었기에 그의 선행은 더욱 돋보였다.

퇴직 후 제2의 인생 설계를 위해선 목돈이 필요한 터에 결코 쉽지 않는 결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엄씨는 인터뷰 도중에도 “금액이 너무 적어 미안했다”는 말을 연신해댔다.

그녀는 지난 1981년 여주군을 시작으로 공직에 발을 디딘 후 87년 과천시로 전근, 민방위계장, 보건소 건강증진계장, 갈현동 사무장 등을 거쳐 위생관리팀장을 끝으로 공무원 신분을 벗었다.

공직생활을 그 정도했으면 벌써 5급으로 진급했으나 전문직(보건직)인 관계로 오랜 기간 6급에 머물다 종내 사무관을 달지 못하고 퇴임한데 따른 원망과 회한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남자 같이 털털한 성격에다 매사를 고맙고 감사하게 여겨온 마음가짐이 밑바탕에 깔려 있어 가능한 일이라 생각해보았다.

“별 탈 없이 정년퇴직한 것만도 얼마나 고마운 일이예요. 더 이상 무얼 바란다면 그건 욕심이죠. 나 하나 물러남으로써 후배가 승진했으니 그것도 고마운 일이고요”

장학금 기탁사유도 “과천 근무 21년 동안 직원들과 주민들이 나한테 너무 잘해준 보답에 대한 조그마한 성의”라고 했다.

그녀의 감사 철학은 주어진 환경에 대한 자기만족과 주변 사람에겐 자신을 낮추는 겸양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 짐작은 그래서 가능하다.

엄씨는 설날과 추석 명절 때면 어김없이 시청 내 아주머니 환경미화원들에게 과일이나 생필품을 전달해온 선행도 쾌적한 근무환경을 조성해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라고 했다.

“그간 봉급 타먹으면서 잘 지냈다”는 그녀는 앞으로 인생설계를 “아프지 않게 건강 다지고 남에게 폐 끼치지 않고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가겠다.”는 지극히 평범한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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