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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馬사랑… “아직도 아마추어”

김양선 56조 조교사
1%확률에 희망거는 열정의 조교사
‘지상보배’ 사고死 가장 아픈 기억

 

“작년 한해를 잘 마무리했고 올해는 마수걸이가 좋아 성공 예감이 듭니다. 나로서도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고요” 2009년 첫 타이틀경주를 거머쥐었던 56조 김양선(53) 조교사의 우승소감엔 올해를 자신의 최고의 해로 만들겠다는 포부가 감춰져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2008년 최고의 마필을 가리는 그랑프리(GI)에서 ‘동반의강자’ 우승에 이어 새해맞이기념경주에서 ‘트리플세븐’이 연거푸 우승했으니 자신감이 생길만도 했다.

게다가 마방 경주마들의 무난한 세대교체까지 일궈내 성적에 대한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충만해 있다.

지난 1983년 조교사로 데뷔한 이래 무려 26년간 경주로의 감독으로 일해 온 그는 ‘새벽을 열며 일하는 것 자체가 우리들만의 특권’이라 여길 정도로 자신의 직업에 대한 만족도는 대단하다.

“아무도 없는 새벽에 마방 문을 열고 들어가노라면 신선한 공기에 취하고 말과 나만이 나누는 인사법이 기분을 상쾌하게 하지요. 그런 느낌은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아마 모를 겁니다”

오랜 세월 한 직종에만 일해 말(馬)에 관한 한 달인이 돼 있을 법하나 스스로를 ‘아직 아마추어’라고 낮춘다.

모든 직업이 초기엔 혈기가 세월이 조금 지나서는 자만이 자리 잡다 종래엔 겸손이 온다는 불변의 철학이 경마의 세계에도 적용되는가 싶다.

김 조교사의 하루 일과는 그래서 늘 빠듯하다.

경주가 일단 편성되면 상대마들의 세밀한 전력분석과 소속마필들의 컨디션조절, 경주거리별 훈련스케줄 작성 등으로 시침은 초침같이 후딱 지나간다.

이런 부지런함이 현재 조교사 통산성적 4위에 랭크되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그는 “조교사는 1%의 가능성에 매달린다”며 “매번 꼴찌를 하는 경주마라도 단 한 번의 우승에 희망을 걸고 포기를 못하고 에너지를 쏟아 붓는다”고 했다.

그렇지만 그 자신은 1% 덕을 많이 본 사람이다.

작년 그랑프리(GI) 대상경주 우승의 ‘동반의 강자’는 미국 현지 경매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했으나 그 마필을 본 순간 1% 가능성을 발견해 명마로 키웠고 새해맞이기념경주 우승마인 ‘트리플세븐’도 그 경우에 속한다.

조교사생활 가장 가슴 아픈 기억은 비운의 명마 ‘지상보배’다.

2006년 6연승가도를 달려 경마 관계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으나 이듬해 불의의 사고로 새파란 나이에 경주로를 떠나보낼 때 남모를 가슴앓이를 했다.

이제 그는 ‘지상보배’로 이루지 못했던 꿈을 ‘러브캣’에게 걸고 있다.

국산 3세 암말로 현재까지 6전 4승을 기록하는 등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 내심 올해 3관 달성까지 바라보고 있다.

고된 새벽일에도 즐거움을 찾는 방법을 아는 김양선 조교사를 지켜보고 내린 주위의 2009년 일기예보는 ‘매우 맑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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