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복지부장관이 얼마전 기자들과 환담을 나누는 자리에서 지금은 국가위기(國家危機)라고 선포를 했다.
이게 무슨 말인지 깜짝 놀라 자세히 알아 보니 북한의 미사일 움직임이나,환율인상,주가하락 등 국·내외적 상황이 아니고 지금처럼 저출산(低出産)이 계속된다면 국가 존속(存續)이 힘들다고 엄살성(?) ‘국가위기’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오죽했으면 “내가 더 낳을 수도 없고...” 이런 한탄도 덧붙였다고 하는데,참고로 전재희 보건복지부장관은 1949년생이니 올해 60세다.요즘 의술(醫術)이 대단해서 잘하면 더 낳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웃자고 한 말이다) 「덮어놓고 낳다보면,거지꼴을 못 면한다.」1960년대 대한가족계획협회가 내세운 표어다. 품위도 없고,협박성 짙고,살벌하다. 이와 함께 또 다른 표어는 「삼천리는 초만원(超滿員)...」만원도 모자라 ‘초만원’이라고 엄살을 부렸다.
우리나라 가족계획의 변천사(變遷史)를 살펴보면 좀 서글퍼진다.
일제강점기 시대는 ‘낳아라’,‘불려라’,‘길러라’... 이 못된 사람들은 제국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우리 동포들을 총알받이로 이용하려고 다산(多産)을 장려했다.
인해전술(人海戰術)을 염두한 것이다.
해방후 이승만 대통령도 공산주의와 대처하는 현실을 감안해 다산을 장려했다.
국가안보의 초석은 무엇보다 인력이다.
그래서 각료 회의중에 아이를 많이 낳은 어머니를 애국자라고 표창하는 쇼맨십도 발휘하고... 더구나 그 당시는 부귀다남(富貴多男)으로 상징되는 뿌리깊은 남아선호(男兒選好)사상과 함께 ‘세상에 태어날 때 제 먹을 건 각기 싸가지고나온다.’ 는 고정관념이 깊었다.
그때 출생한 여자들의 이름 가운데 흔한 것이 ‘끝늠이’,‘말순이’였다.
당시 통계자료의 출산 자녀수는 가구당 평균 6명.‘3·3·35 운동’이 있었는데 궁여지책(窮餘之策)이자 고육지책(苦肉之策)이었다. 세 자녀를 세살 터울로 서른다섯살 안에 낳자는 것이다.
정부는 세 자녀만 낳자고 국민들을 유혹했다. 아이 낳는 게 두부판을 짜듯이 딱딱 날짜가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오죽했으면 달력에 동그라미를 치고,군사작전 하듯이... 그래도 별 효과가 없자 새롭게 등장한 구호가 ‘딸,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였다. 6명에서 3명,그리고 2명으로 목표가 줄어 든 셈이었다.
결국 80년대 들어와서 ‘잘 키운 딸 하나,열 아들 안 부럽다’고 한 명으로 줄었다.
어느 부모가 자기자식 잘 입히고,잘 먹이고,많이 가르치고 싶지 않겠는가?
그러나 물가는 오르고 특히 사교육비가 생활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자 “까짓것 필요 없다.우리끼리 잘 살자”(이건 필자가 만든 말) 그래서 무자식(無子息)이 상팔자(上八字)란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를 거역하는 말까지 등장하게 된다.
각 마을 이장들이 피임방법을 홍보하고 예비군 훈련시 정관수술을 한 사람에게 훈련을 면제 해주는 특혜도 주고...
온갖 호들갑을 떨어 억제 위주의 가족계획은 목표를 초과달성하게 됐다.
어느덧 「삼천리는 초만원」에서 「삼천리는 빈 들판」으로 변했다.
1968년 3%에 달했던 인구증가율이 1990년에 1%미만으로 감소했다.
정책방향을 억제(抑制)에서 장려(奬勵)로 확 바꿨다. 이러다보니 치사한 방법도 동원되는데 ‘아빠! 혼자는 싫어요.엄마! 저도 동생을 갖고 싶어요’ 2004년 등장한 이 구호(口號)는 억지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야 부모사랑을 독차지하려고 동생을 온갖 구박하는데... 동생을 낳아 달라고 엄마,아빠를 조르는 일이 있을까?
더구나 유치한 건 ‘착한 일을 하면,여자 짝꿍 주나요?’ 이성에 대한 유혹을 잠재한 포스터가 거리에 나붙기까지 했다.
저출산이 비단 우리나라 뿐만은 아닌 모양이다. 믿거나 말거나가 아닌 사실 한토막을 소개한다. 러시아의 Ulyanorck란 마을은 매년 6월12일을 ‘임신의 날’로 정해 그날 하루 휴가를 줘 출산을 장려한다고 한다.부부사이 잠자리까지 국가에서 관리를 하는 모양이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보는 사람마다 다섯명만 낳으라고 한단다.
부모들로부터 많은 유산(遺産)을 받지 않은 다음에야 이 힘든 세상에 무슨 수로 다섯명을 기를 수 있을까?
그리고 결혼 못해서 서글퍼하는 농촌 총각들이 이런 말을 들으면 “밭이 있어야 씨를 뿌리지”하면서 크게 반발 할 텐데...
우선 조건을 갖춰 놓고 요구하는 게 도리일 듯 하다. 어쨌든 국가위기라고 하는데,젊은이들이여! ‘애국(愛國)’을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고 쉬운 일 부터 솔선수범하자. 예컨데,침실 머리맡에 「생산은 애국」이란 구호를 붙여 놓고...(이것도 웃자고 한 소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