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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화이장면] 장기우 감독의 ‘해피엔드’

그들의 해피엔드 결국 불행이었다

믿었었던 만큼만, 분노하고자 했다.

좋은 날을 되새겨, 잊어보고자 했다.

그러나, 깨달은 하나...용서는 인간의 몫이 아니었다. 해피엔드라는 제목과는 달리 영화는 세 사람 모두 불행하게 결말을 맺는다.

은행에서 6년간 근무하다 실직한 지 3개월이 된 서민기(최민식 분)는 실직 상태의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면서도 새삼스레 맛보는 일상의 한가로움을 즐기고 있다.

그의 그런 생활이 가능한 것은 성공한 커리어 우먼인 아내 최보라(전도연 분) 덕분이다. 바쁜 아내 대신 딸 서연을 돌보면서 공원에서 소설도 읽고, 요리책을 펴놓고 음식을 만들고, 분리수거 요령도 터득해가는 서민기.

그의 아내 최보라는 대학시절 애인이었으나 군입대로 헤어졌던 김일범(주진모 분)과 우연히 재회한 후 남편 몰래 그와 상습적인 만남을 거듭하고 있다.

그녀는 5개월 된 딸과 믿음직했던 남편을 여전히 소중하게 생각하지만, 김일범의 한결 같은 사랑에 감동하거나 그와의 만남에서 빛나는 젊음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에서도 행복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날, 서민기가 아내의 불륜을 눈치채게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의 밀회 장소인 김일범의 오피스텔까지 알아내게 되면서 그들 세 사람의 서로 다른 욕망이 팽팽한 긴장을 일으키기 시작한게 된다.

결론적으로 최보람은 남편의 손에 죽음을 당했고, 김일범은 살인누명을 쓰고 감옥에 갖힌다.

남편인 서민기는 아내와 내연남에 대해 통쾌하게 복수를 해 승자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도 결국은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말았다.

유부녀와 옛날 애인, 그리고 남편이란 3각관계에서 애당초 해피엔드라는 결론자체가 불가능했던 일인지도 모른다.

영화 해피엔드는 애정, 집착, 살의에 관한 생각이 떠오른다. ‘어떻게 해야하나?’ 머리속이 복잡해지면서 한편으로 아득한 느낌이 든다.

어쩌면 그들은 서로가 공존하고 공생하는 해피엔드를 꿈꾸었을지도 모르지만, 현실은 결코 아름답지 않다.

장기우 감독은 그걸 노리고 역설적인 제목을 달았는지도 모른다.

부적절한 욕망과 집착의 결말이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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