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운만 뛰어난 사람, 머릿속엔 온통 힘자랑 생각만 가득 찬 사람을 보고 훌륭한 사람이라 부르지 않는다.
머리는 텅텅 비어 사리분별 능력조차 없는데 공연히 목에 힘주며 돈자랑, 힘자랑을 일삼는 부류들이 정치권력의 대명사가 된다면 얼마나 슬픈 일인가. 박연차 리스트로 온 나라가 술렁인다. 그 검은돈 구경도 못한 서민들에게는 영화에서나 봄직한 장면들처럼 그저 스쳐 지나가는 스캔들에 불과할 뿐이다.
수년에 걸쳐 정치권에 대한 저인망식 로비행위가 어째서 온 나라를 들쑤시고 있는지 힘만 있고 머리는 없는 ‘장사’의 행태에 비위가 상한다. 물론 전혀 새로운 종류의 사건은 아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무슨 로비요, 리스트요 하는 검은 유령 같은 사건들을 겪어온 우리다.
과거에도 연중행사처럼 벌어져 왔던 유형의 부조리요, 추악한 금전비리사태가 또 하나 불거졌을 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런 비린내 나는 일들이 장막 뒤에서 벌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될지도 모를 일이다.
박연차 회장의 돈을 받았다는 정치인사들 중 단 한명도 받았다고 시인하는 사람이 없다.
끝내는 쇠고랑을 차고 들어서도 오리발은 계속되는 게 이들의 일반적인 행태다.
사죄의 언급도 없고 오직 나만 받았냐는 식으로 오리발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박연차 회장이 무슨 자선가라서 어려운 정치인들에게 대가성 없는 돈을 주었다는 것인지 삼척동자도 웃을 일이다.
그의 행동에는 돈으로 정치권력을 쥐고 흔들겠다는 탐욕이 보인다.
오직 돈의 힘으로 다른 모든 것을 지배하겠다는 추악한 욕심이 사건의 배후인 것이다.
정치권력이 사회를 압도하던 현상을 오직 돈의 힘으로 지배체계를 바꿔보겠다는 점에서 예전의 그것과는 더 힘의 강도가 심해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중진국회의원들을 마음대로 부릴 수 있다는 오만함이 정치권력의 힘을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오직 돈의 힘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박연차 회장은 머리 없는 힘의 대표 장사다. 이런 흐름이 만연할 경우 우리의 사회적 가치나 질서는 여지없이 훼손되게 마련이다.
돈이면 나라님도 부릴 수 있다는 무식한 힘의 논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창궐한다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절대적인 모든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하게 된다.
더구나 돈의 힘이 지나치게 비대해질 경우 그것은 어떤 절대적 권력에 비할 수 없을 만큼 타락의 정도가 심해진다.
그래서 국민들이 바라보는 이 같은 비리는 권력의 변칙과 부패에 더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부자들이 천국에 갈수 있는 확률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기보다 어렵다”는 옛 말이 있다.
더구나 이렇게 몰상식한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 큰 부자가 되었는지에 이르면 가치에만 매달리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 그렇게 몰아간 것은 아닌지 세상인심이 아쉽기만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