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학교의 설립 취지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미래형 교육방침이었다. 교과 이외의 특기적성교육을 활성화하고 제도화해서 학생의 숨겨진 재능과 소질을 발굴한다는 취지였다. 따라서 학부형들은 물론 청소년 교육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은근히 기대를 걸었던 교육정책이기도 했다.
이러한 방과후 학교가 첫 시행부터 어긋나기 시작한 건 아닌지 의구심이 생긴다. 지난달 실시한 지역별 학업성취도 평가결과를 공개하면서 이 같은 설립취지가 무색해졌기 때문이다.
성적표 위조에서부터 갖가지 파문이 불거지면서 교원평가제 등 많은 문제점들이 속속 나타나고 교장, 교감들의 학교성적에 대한 오랜 관성들이 맞물려 오직 성적위주의 학교교육으로 돌아서게 된 것으로 보인다.
교육당국이 성적 올리기로 돌아서자 그간 특기적성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오던 학교에서조차 주춤거릴 수밖에 없었다.
교육청의 지시도 그러하려니와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학생들조차 성적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학교에서도 그간 시행하고 있던 과학캠프, 생활예절캠프, 영어캠프 등의 존폐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캠프에 참여하는 학생들 수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그렇게 기대했던 특기적성교육 프로그램이 미처 자리도 잡기 전에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니 참여했던 학생들이 의아해하는 건 당연한 결과다. 이렇게 되면 국·영·수 등 시험성적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으로 변질돼 방과후 학교는 방과후 과외수업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학교는 집에서 배울 수 없는 온갖 알음알이를 가르쳐주는 곳이다. 옆에 앉은 친구를 성적으로 내리 깔고 무찔러야 하는 적으로 삼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곳이 학교는 아니다.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학교점수가 최고라고 가르치는 학교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방과후 학교의 성공여부를 따지기에 앞서 방과후 밥을 굶는 아이들에게 먼저 관심을 보여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이를 악물고 오직 좋은 점수로 배부른 친구들을 이겨내야 한다는 가르침이 남아있는 한 방과후 학교의 참 뜻을 실천하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초등학교 단위에서부터 보충수업 형태로 변질되어가는 방과후 학교에 대한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 사람다운 사람을 만들고자 하는 학교와 ‘좋은 학교’의 차이를 한 번쯤 되새겨 봄직한 계절이다. 사상 첫 직선교육감의 당선축하와 함께 당부의 말씀쯤으로 해석해도 좋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