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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제왕병

이창식 주필

인류의 먹거리는 안전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결코 안전하지 못하다. 언젠가는 식량 부족으로 먹을 수 있는 자와 먹을 수 없는 자로 나뉠 때가 올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는 이미 먹거리가 없는 기근의 땅이 된지 오래다. 그들은 식량 부자나라들이 보내주는 구호식량으로 연명하고 있지만, 구원의 손길이 계속된다는 보장은 없다. 자체 생산이 없는 일방적 지원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와 다를 바 없어서 한계가 있고, 인도주의도 만고불변하다고 장담할 처지가 못된다.

오늘날 먹거리에서 자유스러운 나라는 미국, 캐나다, 프랑스, 호주, 태국 정도다. 이들 국가를 식량 수출국이라고 하는데 수출국이라고 해서 자만할 일은 아니다. 현재로서는 세계 식량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지만 재고가 쌓이게 되면 보관비 부담을 덜기 위해 내다 팔아야 하는데 그것이 저들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GATT와 UR같은 수출 제한 장치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수출국에 흉년이 들거나 천재지변으로 생산량이 감소해 내다팔 재고가 없게 되면 수입국들은 곧바로 식량 파동을 겪게 되고, 세계는 먹거리 전쟁터로 변할 수밖에 없다. 재고가 있더라도 전략적 이유로 안팔 수도 있다.

구 소련의 아프칸 침공을 이유로 미국이 식량을 팔지 않았던 선례가 그것이다. 식량이란 무상으로 제공하면 인도주의가 되지만 돈을 줘도 팔지 않으면 새로운 형태의 무기로 변한다. 오늘날 먹거리는 생산자의 손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돈을 가진자의 손 안에 있다. 따라서 지구촌의 먹거리 문제는 생산보다는 분배의 문제로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먹거리 미래는 안전할까. 인구 밀도가 높은 데다 자급자족이 안된다. 그런데도 먹거리의 손실과 낭비는 극심하다. 게다가 경제가 조금 나아지면서 포식을 일삼고 있다. 일종의 제왕병(성인병)에 걸린 상태다. 포식을 미덕으로 여겼던 제왕치고 장수한 왕이 없었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이제야말로 먹거리에 대해 각성하고 자중자애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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