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27 (금)

  • 구름많음동두천 13.8℃
  • 흐림강릉 7.4℃
  • 맑음서울 13.9℃
  • 흐림대전 10.9℃
  • 흐림대구 9.1℃
  • 흐림울산 8.5℃
  • 흐림광주 12.0℃
  • 흐림부산 9.7℃
  • 흐림고창 10.5℃
  • 제주 10.8℃
  • 구름많음강화 12.5℃
  • 흐림보은 9.2℃
  • 흐림금산 11.1℃
  • 흐림강진군 11.2℃
  • 흐림경주시 8.5℃
  • 흐림거제 9.3℃
기상청 제공

[창룡문] ‘햇빛 비타민’

이창식 주필

여류 시인 장순금씨가 자작시집 ‘걸어서 가는 나라’, ‘비누의 슬픔’, ‘조금씩 세상 밖으로’, ‘낮선 길을 보다’에 이어 다섯 번째 시집 ‘햇빛 비타민’을 펴냈다. 4집 이후 시작생활을 잠시 접고 있었던 터라 이번 5집은 새삼스럽기도 하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벗과 같아 반가운 마음이 앞선다. 그녀는 부산 태생으로 1985년 ‘심상’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다. 새내기 시인 시절에는 필자가 주관하던 경기문협 회원으로 활약했지만 지난 몇해 동안 이렇다할 소식없이 지내더니 그 사이에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창과를 졸업하면서 시작의 학문화와 이론화라는 한 차원 높은 수련을 쌓았다. 따라서 ‘햇빛 비타민’에 수록된 61편의 신작시는 지난날의 시보다 깊이, 너비, 크기, 무게 면에서 확연한 차이점을 보였다. 연금술이 쇠붙이를 금붙이로 만들었듯이, 시 또한 당금질을 하면 어둠이 햇볕으로 변하고 평범이 비범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시인은 말이 아니라 시어로 말하고 있다.

주제 시인 ‘햇빛 비타민’은 “파리와 섞여 노는 구정물 아이들/쓰레기 더미에 올라 찾아낸 고무풍선/버려진 콘돔 불었다 빨았다./시커먼 젖통 출렁, 등에 매달려 보채는 아이/손가락 뒤로 벋어 입에 물리는 저/극단의 생존//최악, 최저, 최후의 낱말 속에 하루살이처럼 윙윙거리는 목숨/생의 행간이 없는 새카만 발바닥들이 네팔의 짙긴 태양 속으로 간다./진창의 바닥에서/오늘도 먹이를 찾아낸 아이들은 짐승처럼 이를 드러내 웃는다./하느님도 어쩔 수 없어 아이들 등짝마다 햇빛 비타민이나 흠뻑 칠해준다.”로 마무리 된다.

시인은 최악과 최저와 최후라는 고통의 막장에서 신음하는 그들에게서 인간의 존재 이유가 뭔지를 찾아 내고자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하지만 한낱 시인으로선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던지 등짝마다 햇빛 비타민을 발라주는 하느님을 바라다 보는 것으로 아픔을 나누고 있다. 시인은 시집 상재와 함께 ‘동국문학상’을 수상했다. 행복한 4월이 된 셈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