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경기도의회, 경기도교육청, 적십자사의 수장들이 하나로 뭉쳤다. 도의회 회의실에 모여서 안정적인 혈액수급과 범도민 헌혈문화 확산을 위해 대한적십자사 경기도혈액원이 준비한 사랑의 헌혈 약정서에 서명했다.
드디어 헌혈 4인방이 손을 잡은 것이다. 피보다 진한 글씨로 협정서에 서명한 우리의 헌혈 지도자는 김문수 경기도지사, 진종설 경기도의회 의장,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그리고 문병대 적십자 경기도지사 회장이다. 이분들이 누구인가? 각 분야에서 경기도를 대표하는 분이다. 경기도민들은 누구라도 이분 중 한분과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분들이 힘주어 네 번씩 서명한 헌혈약정서를 보니, 각 기관에서는 직원과 학생들이 연2회 이상 헌혈에 참여하고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전개하도록 지도, 헌혈을 통해 사랑을 실천할 것을 약속하며 다양한 헌혈 인센티브제 확대를 통하여 전 도민적 헌혈운동 활성화 및 혈액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내용이다.
참으로 가슴이 벅차오르는 문구들이다. 서명식 후 이어진 문 회장의 말씀을 들어보니 경기도의 혈액공급 여유기간이 3-4일이라고 한다. 헌혈이 끊긴다면 수술환자들의 생명이 위태로운 것이다. 일주일 정도분의 혈액이 있어야 안정적이랄 수 있고 위급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방학 때는 피가 모자라 군부대를 찾는단다.
그러면서 문 회장은 경기도의회가 제정한 헌혈장려조례 덕을 크게 본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국의 17개 기관에서도 경기도를 벤치마킹해서 ‘헌혈조례’를 만든다고 한다. 정말로 헌혈조례는 사랑조례요 생명조례가 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경기도혈액원 단체헌혈실적 자료를 보니 6만5천86명이다. 헌혈 참여자는 고등학생이 41%, 일반단체 27%, 군부대 23%, 대학교 9% 순이다. 미안하게도 경기도 헌혈을 고등학생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한해 동안 2만6천711명의 고교생이 헌혈을 했다니 놀랄 일이다. 이들 고교생들이 선진국형 혈액사업의 모델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대한민국의 희망찬 미래를 보여주는 지표라 하겠다.
실제로 고등학생 부모 중 헌혈에 반대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자식의 몸 속에서 피를 뽑는다는데 부모로서 선뜻 동의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이는 헌혈에 대한 일방적인 두려움과 편견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헌혈은 건강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으로 건강한 사람의 혈액을 통해 건강한 사람을 구해내는 뜻깊은 일이다.
큰 달력에서도 찾아보기 어렵지만 6월14일은 제5회 헌혈자의 날이다. 고등학생을 포함한 젊은이들이 헌혈자의 날 이전에 정말로 헌혈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학생, 청년, 군인들도 헌혈이라는 사랑의 대행진에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
사실 젊은이들이 사회생활에서 많은 제약을 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기성세대는 헌혈에서도 제약을 받는다. 나이에 걸리고 약을 복용해도 헌혈에 참여할 수 없다. 지역적 특수성으로 헌혈대에 누웠다가 내려온 도의원도 많이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젊은이에게만 특별히 주어지는 권한이랄 수 있는 헌혈이야 말로 얼마나 아름다운 특권인가? 잠깐의 찡그림으로 편안한 요람위에 누워서 이 세상을 얻을 수 있는 헌혈 참여를 다시 한번 권고한다.
그리고 세번째로 외친다. 젊은이의 특권인 ‘사랑실천 헌혈’의 권리를 지금 바로 행사해 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