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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76세 시인등단 권혁부 할머니

꿈을 펼치기에 늦은 나이란 없다
‘문학공간’ 신인상 시상식 시부문 수상
“죽기 전 책 한권 남기는 것 작은 소망”

 

“평생의 꿈을 이뤘습니다. 젊은 날 훨훨 비상하던 상념들을 시(詩) 속에 풀어내려 했었지만 고아들을 위한 선교사업에 매진한 남편과 이에따른 먹고사는 문제로 청춘의 예쁜 영혼을 표현하지 못한 채 접고 살아야 했습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수유리에 위치한 호텔 아카데미 하우스에서 실시된 월간 ‘문학공간’ 신인상 시상식에서 시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권혁부(76. 여. 강화군 회도면 거주) 시인은 지난 세월을 곱씹으며 잔잔한 수상 소감을 밝혔다.

젊은 시절 잠시 초등학교 교사로도 활동했던 권 할머니는 선교사업에 헌신하던 부군께서 돌아가신 후 7년 전부터 꿈꾸던 시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손자들의 재롱이나 보며 즐거워하거나 노인정에서 과거를 회상하며 담소로 소일해야할 연세에 권 시인은 소녀 시절 꿈꿨던 시 창작에 도전했다.

컴퓨터를 배우고 안경 너머로 어른거리는 활자들을 읽어내며 열심히 강화여성회관 창작문학반을 찾았고 강화문학회에 가입해 젊은 지역문인들과 교류하며 시 습작에 매진했다.

그동안 걸음을 걷다가 넘어져 엉치뼈가 금이가는 사고를 당해 몇 개월 병원신세를 져야했고 최근에는 양쪽 무릎 수술을 했지만 병상에서도 시에 대한 도전을 계속했고 글쓰기를 희망의 등불로 삼아 매진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권 할머니의 도전은 헛되지 않아 당당히 월간 문예지 신인상 공모에 당선 돼 ‘시인’이 되는 꿈을 이뤘다.

“이 나이에 시인의 길에 발을 딛게 해 준 최선생님과 강화문학회원 및 창작문학반 동료들께 고마울 뿐입니다. 또한 무엇보다도 늙은 시어미의 도전을 지켜봐주고 격려해 준 며느리와 자식, 손자들께도 정말 고맙다고 전합니다. 이제 죽기 전에 마지막 책 한권을 남기는 것이 저의 작은 소망입니다.”

도전하는 것은 아름답다. 저무는 햇살에 둥근 해를 가슴에 품은 권 시인의 시어들이 알알이 씨줄 날줄로 엮여 한 권의 시집으로 탄생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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