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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편의 시] 가을바다

박가을

내가 그랬습니다

해 저무는 서녘
술기운에 젖은 듯
휘청거리는 발걸음
방파제 가슴 벽에 부딪히던 파도
움찔거리던 생각은 바다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몸살을 알고 나온지라
이마엔 아직도 미지근한 신열이 끊어
바싹 마른 입안으로
어석거리는 바다내음을 삼키며
홀짝 홀짝거리며 마셔대던 옛이야기
빨개진 얼굴
그 입술에서
단내가 펄펄 나더군요
묘한 분위기가 감돌 무렵
가을비가 부슬 부슬 뿌려대더니
바닷바람은 사정없이 가슴을 부비던데요
어쩌죠,
바다를 다 마셔버렸습니다

 

시인 소개 : 1955년 충남 부여 출생, 시집 ‘그대의 초상’ 발표
문학 활동, 시집 ‘가을에 만나고 싶은 사람’ 외 다수,
안산문화예술포럼 회장, 경기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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