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전(心不全)은 심장의 수축 운동이 비정상적이어서 심장 기능이 저하돼 심장 고유 역할인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지 못해 야기되는 중증 심장질환이다. 심장은 시간당 3~5ℓ의 혈액을 전신에 순환시키는 펌프역할을 하며 온 몸의 기관과 장기에 영양과 산소를 공급해 생명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장기중 하나다. 심장 펌프 기능에 문제가 생겨 제대로 몸 구석구석에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면 호흡곤란, 부종 증상 등 여러 증후가 나타난다. 최근 심부전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의료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는 심장 질환 치료방법이 발전해 사망하지 않고 생존한 환자 중 심부전으로 되는 경우가 늘기 때문이다. 노화로 인한 무기력과 호흡 곤란이거나 일상 검진결과에서 의심되는 증상이 도출된 경우, 미루지 말고 병원을 찾아 조속히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병을 키우지 않고 장수할 수 있는 비결이다. 심부전은 예방이 중요하다. 때문에 심부전을 가져올 수 있는 위험인자를 젊어서부터 예방·치료해야 한다. /도움말=분당서울대병원 심장센터 최동주 교수
◇심부전 원인
심부전은 모든 순환기 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어떤 심장질환이든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심장이 점점 기능이 약화되고 결국에는 신체가 정상적인 대사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혈액도 공급할 수 없을 정도로 펌프가 약해지면서 결국 심부전에 이르게 된다.
과거에 심부전의 원인이 되는 가장 흔한 질환은 판막질환이나 선천성질환이었으나 최근에는 허혈성 심장질환 혹은 심근경색이 가장 큰 심부전의 원인이다. 이는 서구식 식생활과 생활습관 등으로 인해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 성인병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혈관에 동맥경화 현상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밖에 심근병증,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심근염, 항암제 치료나 독성물질, 과도한 음주 등이 심부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심부전 위험인자
현재 알려진 위험인자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및 흡연 등이다. 이 위험인자 중 한개라도 갖고 있다면 철저히 치료해야 하고 금연해야 한다. 물론 고혈압, 고지혈증이 있다 해도 당장 괴로운 증상이 오는 것이 아니고 치료 자체도 수치를 정상화하는 치료로 소홀하기 쉽다. 하지만 이 단계에서 열심히 관리하는 것이 동맥경화, 협심증, 심근경색을 지나 심부전에 이르고 종국에는 심장이식을 받아야 하는 불행을 미연에 방지하는 지혜다.
◇심부전 증상
심부전 환자의 대표적 증상은 호흡곤란, 부종, 무기력감 등이다. 호흡곤란은 심장이 펌프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며 폐로부터 혈액을 회수하지 못해 폐혈관의 압력이 높아져 폐조직으로 수분이 스며들어 폐부종으로 폐에 물이 차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육체적으로 비교적 힘든 일이나 운동 할 때 숨이 차고 휴식 중이거나 움직이지 않을 때는 증상이 없다. 초기 심부전인 때는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자각하지 못해 치료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심부전이 심해지면 호흡 곤란도 더욱 심해져 일상적인 일에도 숨이 차다.
말기 심부전에 이르면 휴식시에도 호흡곤란을 호소하게 되고 특히 누웠을 때나 잠이 들었을 때 더 심한 호흡곤란을 겪는다. 부종은 몸에 수분이 차서 붓는 증상으로 심장의 펌프 기능 저하로 전신으로부터 혈액 회수가 원활하지 못해 수분이 혈관 밖으로 새어 나가 생기는 현상이다. 주로 하지나 등과 같이 자세에 따라 중력을 받는 부위에생기며 심해지면 복수가 차기도 한다. 전신 무력감이나 피로는 심장 펌프가 전신으로 보내는 혈액 공급이 각 장기에 충분히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심한 심부전에서는 혈압 강하를 동반하기도 한다.
◇심부전 치료
심부전 치료 방법은 증상 정도에 따라 다르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에는 심부전이 더 진행하지 않게 하는 치료를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 현재 소개돼 있는 약제들 중 베타차단제, 안지오텐신 억제제 등 고혈압 약제로 개발된 약품들이 심부전의 진행을 막을 수 있음이 증명됐다. 하지만 심부전을 일으킨 원인질환을 찾아내 제거하는 근본적 치료가 필요하다.
심부전 원인이 허혈성 질환인 경우는 관상동맥의 문제점을 해결해야 하고 판막이 문제이면 수술을 고려해야 하는 등 근본 질환의 치료가 긴요하다.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부종이나 호흡곤란 등을 완화시킬 수 있는 치료에 나서야한다. 치료에도 불구하고 심부전이 점점 심해질 때는 약물 치료 외에 중재적 시술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에는 심장동기화(resynchronization)라는 개념의 치료로 심장내부에 제세동기를 장착해 부정맥 발생에 의한 급사를 예방하기도 한다.
또 활발히 연구되는 치료법에 인공심장, 세포치료 등이 있으나 아직 정기적 치료를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이상의 치료방법으로도 심부전이 악화되면 결국 못쓰게 된 심장을 새로운 심장으로 대체하는 심장이식술을 시행하는 방법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