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으로는 제법 서늘한 바람이 불어 겉옷을 챙기게 되고 한낮에는 8월 못지않은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어 오곡백과가 알차게 영글어지는 요즘이다. 눈부시게 화창한 초가을의 하늘을 바라보며 ‘호국보훈’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護(보호할 호)國(나라 국)報(갚을 보)勳(공 훈). ‘나라를 지킨 사람들의 공훈에 보답한다’는 뜻이다.
9월은 호국보훈의 달 못지않게 우리나라의 독립사 상 중요한 일이 많았던 달이다. 9월 2일은 90년전인 1919년 강우규 의사가 당시 남대문역에서 새로 부임하는 사이토총독 부부에게 폭탄을 던져 한민족의 기개를 떨쳤던 날이고, 9월 17일은 한국광복군 창설 기념일이다.
또한 9월 19일은 1931년 만주사변 이후 독립군과 중국군들이 연합전선을 이루어 전략적 요충지였던 쌍성보를 공격했던 날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달력속의 숫자에 불과한 날이 되어버렸다.
호국보훈 정책이 잘되어 있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국민들은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헌신·봉사한 제대군인을 가장 명예로운 사람으로 존경하고 예우한다고 한다. 특히 프랑스는 일반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개선문 하단에 24시간 내내 불을 밝히고 전몰장병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기리며 선양한다고도 한다.
현충일이나 광복절이면 어김없이 TV에서는 힘겹게 사는 독립유공자 후손이나 국가유공자 유족들의 생활을 알린다며 방송을 한다. 하지만 방송 이후에 그분들의 생활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꼭 금전적으로 돕지 않더라도 우리 국민들이 국가를 위해 희생·공헌하신 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는다면 우리나라의 보훈정책도 미국이나 프랑스처럼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독립기념관이 전시관들을 새롭게 단장하였다고 한다.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독립기념관에 가서 9월의 청명한 하늘을 걱정없이 바라볼수 있게 해준 애국선열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