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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인권영화 ‘날아라 펭귄’ 감독 임순례

인권위 축소로 제작예산 빡빡
일상속 사례들 유쾌하게 풍자
“배려·갈등 실마리 보여주려…”

 

영화 ‘날아라 펭귄’ 개봉을 앞두고 만난 임순례 감독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지난주 시사회에서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웃음이 끊이지 않고, 영화가 끝나고 나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던 반응에 그는 흡족해했다.

앞서 참여한 인권 영화 ‘여섯 개의 시선’(2003)은 6명의 감독이 참여한 옴니버스 영화였지만, 이번에는 임 감독이 혼자 부담을 안아야 하는 첫 장편 영화였다.

게다가 인권 영화를 제작해 온 국가인권위원회의 예산이 크게 줄어 앞으로 더는 인권 영화가 만들어지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컸다.

“전작들보다 예산이 절반으로 줄었어요. 단편 영화 세 편 만들었던 예산도 안 되는 거죠.”

예산이 터무니없이 적어 좋은 카메라도 못 쓰고 짧은 시간에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했고, 배우들의 수가 적지 않았는데도 캐스팅은 순조로웠고 현장에서 흔히 일어나는 불협화음 없이 즐겁게 일했다고 임 감독은 전했다.

이번 영화는 인권 영화가 갖는 교훈적인 측면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지만, ‘작정하고’ 재미있고 밝고 유쾌한 영화로 만들었다.

“저 역시 충격적이고 심각한 인권 침해 사례는 많지만 그런 얘기로 영화를 만들 때 관객들이 과연 보러 올까 싶었죠. 그래서 무겁고 심각한 이야기보다는 일상에서 인권을 침해받고 침해하는 이야기를 골랐습니다.”

영화는 영어 몰입 교육 등 과도한 사교육에 시달리는 어린이와 채식주의자인 신입사원, 기러기 아빠, 황혼 이혼의 위기에 처한 노부부의 일상을 들여다보며 무심코 지나쳤던 문제들을 짚어낸다.

내가 겪었고 옆에 있는 사람에게 일어났을 법한 일들이 현실감 있는 대사와 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연기를 만나니 웃음이 터지지 않을 수 없다.

채식주의자인 임 감독은 “나는 꽉 짜인 조직 생활을 하지도 않고, 나이도 어느 정도 있으니까 주변에서 뭐라 하는 경우가 없지만, 공무원 조직에서 신입 사원이 채식주의자라면 참 곤란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노부부의 에피소드에는 ‘황혼 이혼’이라는 소재보다는 “빠르게 변화하는 세태에 적응하지 못하는 가부장 체제”에 대한 감독의 관심이 반영됐다.

“교훈적인 부분을 피해가려고 노력했는데 두 에피소드에서는 함께 사는 사람에 대한 배려와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제가 재산이 많아 돈을 기부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살면서 수십 편의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능력이 있을 때 영화 만드는 재능으로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즐겁게 만드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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