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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랑을 하는 우리네 모습

남상철 작가 첫 장편…‘사랑’에 대한 새로운 정의 제시
로맨스·추리 뒤섞인 작품… 육체적 쾌락을 좇는 사회 모습 담아
풀 끝에 앉은 새
남상철 글|한솜|368쪽|1만원.

우리들의 사랑에 ‘육체적 쾌락’이 없는 사랑이 가능할까?

‘사랑’이라는 말이 유행가 가사처럼 진부한 단어가 돼버린 요즘 우리는 더 이상 ‘사랑’에 대한 정의를 내릴 수 없다.

‘풀 끝에 앉은 새’는 에로스의 유혹에 휩싸여 플라토닉한 사랑을 잊은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남상철 작가가 전하는 ‘사랑’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담고 있다.

이 책은 남상철 작가의 첫 장편소설로 로맨스와 추리가 뒤섞여 있는, 읽는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드는 그런 작품이다. 특히 ‘사랑’이라는 너무도 진부하고 통속적인 주제를 서로 너무도 다른 두 인물에 투영시켜 각기 다르면서도 같기도 한 역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현대 사회의 힘없는 남성을 대표하는 홍근우. 그에게 어느 날 두 명의 형사가 찾아와 그의 친구이자 의문사를 당한 김진서에 대해 묻는다. 사건의 중심에 있는 근우, 그리고 그의 아내 강경희, 아내의 외도 상대인 방남수까지 그들이 얽혀 사건은 미궁 속에 빠져든다.

무력정자증을 겪고 있는 근우와 그에게 불만족을 느끼는 경희는 늘 위태위태하기만 하다. 그러던 중 경희는 지긋지긋한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외도를 택하고 그들의 가정은 파탄에 이른다.

과연 근우는 자신에게 닥친 상황에 무릎을 꿇고 좌절하고 말 것인가?

그의 행로를 따라가다보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남성들의 로맨스와 이데아를 알 수 있다.

남 작가는 ‘풀 끝에 앉은 새’를 통해 육체적 쾌락을 좇는 사랑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그는 그런 사랑에 대해 동물학적인 접근, 즉 종족 보존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모든 것을 소유하는 행복을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그는 사랑이 주는 쾌락과 욕정이 주는 쾌락의 차이를 보여주고자 노력한다.

보통 도파민이랑 호르몬에 의한 사랑의 유효기간을 3년이라고 한다. 우리의 사랑은 도파민에 중독되어 있는 것일까? 그것에 대한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면,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이 작품은 연인이든 부부지간이든 그 상대가 부정한 관능적 욕망을 부도덕한 방법으로 충족시키려 하기 전에 나를 보는 것만으로도, 나의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도, 짜릿하고 황홀할 수 있도록, 자신을 가꾸면서 상대를 보듬는 끊임없는 노력과 사랑이 필요함을 알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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