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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편의 시] 가을이 떨어진다

권명곡

갈색 떨림이 온몸을 전율 시킨다.
익어가는 붉은사과, 단감 색감이
농익은 여인의 요염한 눈짓마냥 황홀하다.
갈색 향기 온몸을 파고드는데
사방을 둘러봐도 아름다운 빛깔들
서걱대는 가슴을 한 잔 술로 다독이니
피멍든 단풍이 자박자박 걸어온다.
노란 은행잎 끌어안고 가을을 삼켜버리자.

이 가을에도 거두어지지않은 늙은 어머니
95세의 가을은 저물어 가는데 보청기 고쳐달라 보챈다.
툇마루에 앉아 가을을 탓하며 “이 쓸데없는 늙은이
왜 안 데려가능겨” 죄없는 남편만 원망한다 “저승에서
젊은것 하고 재미 있나벼 날 안 데려가게” 노모의 넋두리가
가을 햇살을 타고 하얗게 떨어진다.

 

시인 소개 : 충북 청원 출생, <문파문학>으로 등단,
공저 <하늘 닮은 눈빛속을 걷다> 외 다수,
경기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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