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소하다구요? 새로워서 두배로 즐거운거죠
글 싣는 순서
1. 뉴스포츠란?
2. 야구를 보다 손쉽게 ‘티볼’
3. 탁구와 배드민턴의 결합 ‘핸들러’
4. 원반던지기의 새로운 진화 ‘플라잉디스크’
5. 핸드볼의 새로운 변화 ‘츄크볼’
9일 오후 1시 가평군 읍내리 가평초등학교.
인조잔디가 깔끔하게 깔린 학교 운동장에는 추위를 느끼지 못하는 듯한 20여명의 어린이들이 외투를 벗어 던진 채 방과 후 수업으로 진행되는 티볼 경기에 열중이다.
때마침 가평군 안에서는 야구 천재로 통하는 4학년 승필이가 타석에 들어섰다.
노란색의 물렁한 티볼공을 홈플레이트에 설치된 티 위에 조심스럽게 올려놓은 승필이는 힘껏 배트를 휘둘렀다.
노란색 공은 파란 하늘로 길게 날아, 우익수와 중견수 사이에 떨어졌고, 승필이는 2루까지 힘껏 내 달렸다.
승필이와 친구인 명직이가 공을 2루로 던져 공과 타자주자가 거의 동시에 들어오는 애매한 상황이 벌어졌다.
그때 학교 운동장에서 목소리가 가장 큰 6학년 동진이의 “아웃! 아웃! 아웃! 아웃!” 이라는 4연발 함성이 울렸지만 심판을 겸하고 있는 최흥순 코치(가평군체육회)가 보기에는 세이프였다.
수비를 보던 팀 어린이들이 순식간에 코치에게로 몰려와 귀여운 항의를 하는 바람에 잠시 소동이 일기도 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경기는 다시 진행됐다.
경기가 종반에 이르자 양 팀 합쳐 20명이 넘던 어린이들이 절반으로 줄었지만 경기 진행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방과 후 수업으로 티볼을 지도하고 있는 최흥순 코치는 “아이들 수업 마치는 시간도 일정치 않고 학원도 가야하기 때문에 시간과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경기를 진행한다”며 “티볼은 초등학생들에게 자율성과 사회성을 승부욕 보다 더 먼저, 더 중요하게 알려줘 교육적으로도 굉장히 좋다”라고 티볼의 장점에 대해 설명했다.
이렇게 최코치와 인터뷰를 하는 사이, 키가 너무 작아 옆에 있는지도 몰랐던 3학년 익수가 “코치님 저도 끼워 주세요”라고 최코치의 바지채를 잡아끌었다.
익수는 오늘 청소 당번이라 늦게 운동장에 나온 것이다.
그제서야 익수의 등장을 알아차린 최코치는 잠시 내야를 훑어보더니 학원에 가야하는 6학년 정환이의 포지션인 3루수로 익수를 임명했다.
익수와 교대한 정환이는 가평초등학교 전교회장으로 공부도 열심히 하는 학생이다.
4학년 때부터 체육수업 시간에 티볼을 했다는 정환이는 “티볼은 야구보다 쉬워 방과 후 수업 중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이라며 “매년 열리는 가평교육장배 초등학교 티볼대회에서 우승을 못해 본게 아쉽다”는 말을 남기고 학원으로 향했다.
또 신종플루에서 회복돼 모처럼 운동장에 나온 6학년 태건이도 오랜만에 친구, 동생들과 함께 티볼을 즐겼다.
이처럼 티볼은 딱딱한 배트와 야구공으로 경기를 하는 야구와 달리 물렁한 배트와 공을 사용하는 하는 것처럼 경기 규칙과 진행방식 또한 굉장히 자유롭고, 유연한 스포츠다.
매주 수요일 가평초등학교에서 티볼을 지도하는 최흥순 코치도 “티볼을 처음 시작할 때는 생소한 탓인지 참여하는 아이들이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하려고 하는 아이들이 너무 많아 경기 진행이 어렵다”며 “WBC와 베이징올림픽 으로 야구가 굉장히 인기를 모으고 있지만 던지고 치는게 만만치 않은 야구에 비해 티볼은 아이들이 즐기기에 더 없이 좋은 스포츠다”라고 티볼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가평초등학교 운동장을 한바탕 떠들썩하게 했던 티볼경기는 리틀 야구 선수 승필이가 속한 팀이 4-3으로 역전승을 거뒀고, 다음 주 수요일을 마지막으로 2009년 가평초등학교 티볼 시즌은 막을 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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